새로운 제품 출시와 동시에 경쟁사 흠집내기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CJ측으로선 우군은 적고 적군은 널려 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J는 지난해 풀무원의 '기름 두부' 논쟁, 대상의 '포도씨유' 논란, 최근 판결난 SPC의 '쥐식빵' 사건 등에서 이름이 거론되면서 '노이즈 마케팅의 달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포장두부 시장에 '기름'이라는 새로운 논쟁거리를 던져 포장두부 시장 1위인 풀무원과 불편한 관계를 계속하고 있다.
CJ제일제당측은 풀무원의 두부가 포도씨유를 넣어 만든 제품인데 반해 자사 '기름 안 넣은 두부'의 품질이 월등하다며 풀무원 제품을 우회적으로 깍아내렸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경쟁사 상품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겠느냐는 게 식품업계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당시 CJ제일제당은 '기름 안 넣은 두부' 광고는 올리브유와 식물성유지 등 '기름이 들어간 타사 두부라고 해서 몸에 해롭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논란의 중심에서 한 발짝 비켜갔다.
하지만 풀무원 관계자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경쟁업체 제품 흠집내기식 마케팅을 주로 한다"며 "두부에 들어간 기름은 유해 논란거리가 아닌데 마치 유해한 것처럼 홍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심지어 두부에서 기름을 빼라고 기름종이까지 나눠줄 정도로 얄미운 마케팅을 펼쳤다"고 분개했다.
최근 뚜레주르 가맹점주 단독 범행으로 결론이 난 '쥐식빵' 사건과 관련해서도 CJ는 운신이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피의자 1명의 범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과 함께 배후설, 음모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대상은 지난해 100% 포도씨유 제품에 이물질이 혼입됐다는 한 국회의원의 의혹 제기로 곤혹을 치렀다.
대상의 고위 임원은 "국회에서 처음 문제 제기를 했지만 의원들이 포도씨유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외부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황으로 봤을 때 경쟁사에서 허위정보를 유포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지 않았기를 바란다"며 "경쟁사는 일반적인 식품업체들과 달리 국회를 비롯해 관청, 감독기관 등에서 대관업무가 뛰어난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즉석밥과 국, 레토르트, 소스류 등에서 제품이 겹치는 오뚜기도 CJ제일제당이 카레 시장에 진출할 당시의 마케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CJ 측이 내건 슬로건은 '노란색 카레는 지겹다'였고 이는 기존의 카레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오뚜기를 직접 겨냥한 문구라는 게 오뚜기의 설명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견제하는 것은 좋지만 깍아 내리는 지저분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한 마케팅 전문가는 "노이즈마케팅도 마케팅 기법의 하나지만 상도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며 "업계 전체가 힘을 합쳐서 시장 규모를 키워야지 상호 비방을 통한 점유율 빼앗기는 하급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