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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산 신화' 신선호 회장, 모습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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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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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1970년대 율산그룹 신화를 일궈냈던 신선호 센트럴시티 회장이 33년 만에 재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상장 기업인 센트럴시티는 올해 처음으로 배당에 들어가면서 이 회사 지분 38.1%를 보유한 신선호 회장에게 229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올해 비상장사 대주주가 받은 배당금으로는 네 번째로 큰 액수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받은 배당액(187억원)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배당액(156억원)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다.

센트럴시티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호텔, 백화점 등이 입주한 복합 점포다. 적자를 이어가던 센트럴시티는 지난 2006년부터 흑자로 전환, 올해 처음으로 고액 배당에 들어감으로써 신 회장이 재기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선호 회장은 1970년대 중반 한국 재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율산신화의 주인공이다.

1975년 당시 만 28세이던 신 회장은 고교 동문 몇 명과 함께 자본금 100만원으로 율산실업을 세워 불과 4년만에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키워냈다.

중동 산유국들을 상대로 한 시멘트 수출로 사업을 시작해 건설, 의류, 전자 등을 아우르는 대기업으로 급성장했고 1978년에는 종합상사로 지정받아 재계를 거듭 놀라게 했다.

하지만 신선호 회장은 1978년 정부의 '8·8 투기억제조치'로 건축자재 수출 길이 막히고 건설경기마저 침체에 빠지자 심각한 자금난으로 '그룹 해체'라는 비운을 겪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 자신도 거액의 공금횡령, 외화도피, 뇌물공여 등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재계에서 잊혀지는 듯 했던 신 회장은 2000년 서울 강남의 특급 호텔인 메리어트호텔 개장식에 참석하면서 20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룹 부도 당시 채권단이 율산그룹 소유의 부동산을 모두 매각했으나, 센트럴시티가 들어선 터미널 부지는 법적·계약조건 등에 의해 처분이 불가능해 신 회장 명의로 남아있었다.

실제로 당시 신 회장은 센트럴시티의 지분 9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에 다시 50% 이상의 지분과 함께 경영권을 넘겨주면서 재기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센트럴시티는 2004년 신 회장이 경영권을 되찾은 후 입점한 백화점, 호텔 등이 경영 호조를 보이면서 2006년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센트럴시티가 올해 처음으로 고액 배당을 하게 되면서 신 회장의 재기가 성공적임을 입증한 셈이다.

이번 배당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복합점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센트럴시티도 자리를 잡았고, 배당은 사업이 자리를 잡았다는 증표다"라며 "신선호 회장은 세간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며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센트럴시티 부지는 2000년대 초반 애경그룹 채형석 부회장이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과정에서 '불법'이 발각, 채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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