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과자가 이제 선물하기 부담스런 존재로 바뀌었다. 1만원을 가지고 과자를 사면 손에 쥐는 것은 몇 개 없다. 그럼에도 5월 해태제과, 롯데제과, 농심, 크라운제과, 오리온 등 제과업체는 원가 압박에 시달린다며 과자값 인상에 나섰다.
화살은 설탕, 밀가루 등을 올린 원료업체에게로 돌아갔다. 그러나 설탕과 밀가루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과자를 만들려면 여러 재료가 필요한데 설탕과 밀가루값이 올랐다고 해서 과자값을 올린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국은행 산업 연관표를 살펴보면 빵과 과자 등 후방제품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중은 4.5~7%에 불과하다. 설탕 가격이 10% 인상할 경우 빵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0.45%에 불과하고 음료(0.45%), 아이스크림(0.7%)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원재료업체들의 설명이다.
물론 과자에는 옥수수와 팜유와 같은 원자재뿐 아니라 기타 생산비용이 연계돼 제과업체가 원가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다.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포장재, 전력비, 물류비 등 전체 생산비가 증가했기 때문에 과자값 인상은 설탕값 인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각 제과업체가 인기 상품은 최고 21%까지 올리는데 반해 비인기상품은 가격인상을 하지 않거나 인상폭을 낮게 책정하기도 해 과자값 인상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체 생산비용이 올랐다면서 과자별로 인상폭을 달리하는 것은 어불성설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제 제과업체들은 과자값 인상으로 실적개선을 기대한다. 실적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서도 제과 업체 주식은 환영받는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업이 영업이익을 내기 위한 방법으로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제과업체가 제시한 가격인상은 받아들이기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어린이들에게 가볍게 선물해주던 과자는 이제 집기에 망설여지는 씁쓸한 제품이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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