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클라우드를 아십니까?" 일우사진상 최원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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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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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부터 일우스페이스, 미군부대와 군사시설 타운하우스 시리즈등 35점 전시

제 2회 일우사진상 다큐멘터리부문 수상작가인 최원준씨가 11일 일우스페이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품설명을 하고 있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기억에서 물러나있던 미군 기름 유출사건을 새삼 떠올리게하는 사진전이 열린다.

제2회 일우사진상 수상작가 최원준(32)이 12일부터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빌딩 로비에 있는 일우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연다.

지난해 일우사진상에서 '올해의 주목할만한 작가 3인'중 전시부문(다큐멘터리 분야) 1인으로 선정된 작가는 붕괴된 다큐멘터리 사진시장에서 독보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유망주다.

그의 작업은 과거 냉전시대와 현재 자본주의 시대가 만나는 지점을 군사시설의 변화를 통해 보여준다. 일상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냉전의 유산물을 정직하게 포착해 분단국가 역사를 환기시킨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2005년부터 집중해 온 주제인 군사시설의 정체성에 초점을 맞춘 타운하우스 시리즈등 35점을 선보인다. 또 새롭게 전쟁부조와 벽화시리즈도 소개한다. 영상물과 회화적인 사진작업이다.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로비에 위치한 일우스페이스는 12일부터 일우사진상 수상작가 최원준 전시를 연다. 일우사진상은 2009년 처음 제정되었다. 일우는 한진그룹 조양호회장의 호다.

이번 전시 타이틀은 '레드 클라우드(Red Cloud)'. 퓨전 판타지 장편소설과 이름이 같은 전시제목은 작가의 사고와 시각을 한눈에 보여준다.

미군부대와 군사시설을 탐색하고 있는 한편 심각한 주제와 달리 분단국가속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호기심이 가득하다.

강렬한 전시 제목 '레드 클라우드'는 의정부에 위치한 미군부대와 인디언 지도자의 이름으로부터 빌려왔다.

6.25전쟁에서 공을 세운 상병의 이름을 딴 '레드 클라우드' 캠프는 올해안에 한국측으로 반환될 예정으로 기름 유출문제가 심각한 부대중 하나다.

또 레드 클라우드는 평원 인디언들의 투쟁사에서 최초로 승리를 쟁취한 인물로 인디언들이 미국의 침략에 무기력하게 무너진 존재들이 아니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로 남아있다.

작가는 "실존했던 두 인물의 이름을 통해서 분단과 냉전이라는 문제가 역사적 풍경으로 변해가는 한국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기름유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부대속 기름 보일러를 확대해 찍었고, 미군 분뇨처리 입찰유혹 기사와 함께 영화 자이언트 DVD도 전시한다. 보름달이 뜬 미군 캠프는 평온한 전원주택처럼 보인다.

386세대가 느끼는 정치이데올로기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아니다. 멀리서 본 미군부대와, 벙커를 뭉개고 세워진 아파트촌, 그리고 아직도 남아있는 벙커들을 기록하듯 담아냈다. 냉전과 개발, 개발속 욕망, 자본주의가 뒤덮고 있는 한국사회의 근대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군 기름유출사건을 환기시키는 작업 전시 장면

일우사진상 디렉터 신수진교수(연세대학교 사진심리학)는 "최원준은 탈냉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로서 이데올로기나 집단정서에 초첨을 맞추기보다는 다양한 거리두기의 방책을 통해서 한국의 오늘을 중립적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치된 군사시설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2002년~2004년까지 의경으로 근무했는데, 그곳에서 불법시위현장을 사진으로 찍는 일을 했어요. 노무현정권때였고 탄핵등 수많은 집회시위가 많이 일어났죠. 그런장면을 사진으로 담으면서 카메라 권력을 느꼈고 사회정치적인 것들에 눈을 떴습니다."

작가는 독학으로 사진을 배웠다. 직업고등학교에서 사진을 공부했고, 계원예대에서 특별강좌로 몇개월 현대미술을 수강한게 전부다. 이후 군대에 들어가 2년6개월간 집회시위현장을 찍은게 사진공부라면 공부다.

당시 그는 '모든 지식은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던 푸코에 심취되어있었다. 이전 미 아리 집창촌을 오래 찍어왔던 터여서 우리나라의 끝나지 않은 근대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집창촌이 성매매방지법 이후에 변해가는 과정을 기록한 ‘텍사스 프로젝트’, 여의도 지하에 실존하는 벙커를 중심으로 군사독재시대에 대한 망령과 끝나지 않은 개발에 대한 욕망을 보여주는 ‘미완의 프로젝트-섬’, 냉전 이후 설치된 벙커와 방호벽 같은 군사시설이 전쟁이 아닌 개발에 의해 파괴되는 상황을 통해 달라진 이념의 변화를 보여주는 ‘언더쿨드(과냉각상태)’ 등 사회, 정치적 변화에 의해 소멸되어 가는 근대적 공간을 담아내는 사진작업을 지속적으로 담아냈다.

이후 파주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미군의 이주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장소특정적 관점에서 환경의 변화와 자본으로 이동으로 시선을 돌렸다. 은평뉴타운등 군사시설과 이라크 전쟁이후부터 비워지기 시작한 파주의 미군부대를 추적했다.

독학으로 사진작업을 시작한 최원준 작가는 군사시설의 변화를 보여주는 국내 다큐멘터리 사진 유망작가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일우사진상을 심사한 프랑스 퐁피두미술관 부관장 디디에 오탱제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별판 편집장 빌 다우빗,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강승완 팀장은 그의 작품을 두고 "우연히 발견된 정체불명의 지하 공간을 출발점으로 해서 특정 장소와 기능이 시대와 사회적 환경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한 작업의 진행방식과 아이디어가 좋고 테크닉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 스페인 아르코 주빈국 특별전,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 타이페이 비엔날레 등 국내외에서 전시와 에르메스 미술상, 삼성씨테 국제창스튜디오작가로 선정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배가 고프다고 했다.

"지금도 겨우 월세 작업실을 마련했어요. 2011~2012년 1년간 파리국제예술공동체 입주작가로 선정됐지만 생활비가 없어서 파리에 갈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운이 좋다고 하지만, 돈안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업이 쉬운일은 아닙니다. 하하." 

 전시는 7월 6일까지. (02)753-6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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