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달러, 장기적으로 '완전한 재앙'될 것"

  • "위안, 안전하지만 투자 쉽지 않다"<br/>FT "유로보다 달러가 위험에 더 취약"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미국이 세계 최대 채무국이란 점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의장의 통화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달러는 장기적으로 "완전한 재앙(total disaster)"이 될 것이라고 짐 로저스가 1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 투자자의 한 명으로 최근 달러 자산에 거듭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로저스는 이날 영국 에든버러의 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으며, 반면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투자가 "안전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가 위안을 매입하는 것이 아직까지 쉽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로저스는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심각한 문제들에 빠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버냉키 박사가 경제와 금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오직 그가 이해하는 것은 돈을 찍는 것뿐"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그동안은 달러를 찍어 위기를 넘겼을지 모르지만 "다음번 침체가 오면 달러를 더 풀 수 없는 것이 현실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저스는 미 정부의 부채가 금융위기 이전에 국내총생산(GDP)의 60%이던 것이 93%로 늘어난 점을 상기하면서 달러 약세 기조 속에 달러에 대한 유로화 가치가 올 들어 7% 가량 뛴 점을 지적했다. 그는 "올가을 쯤 환율 혼란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본다"면서 "2013년에는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저스는 미 채권시장이 "지난 30년간 상승장을 보여왔다"면서 그러나 "내 견해로는 이같은 상승세는 끝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95%가 미 국채가 떨어질 것으로 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재 미 국채를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액셀 머크 사장 겸 투자책임자(CIO)는 12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버냉키 의장이 경기 부양을 위해 약달러를 수용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반면 "유로의 경우 역내 재정 위기에도 불구하고 강한 통화가 이어지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머크는 유로권에서는 소비자가 10년 전부터 내핍하고 저축하기 시작한 반면 엄청난 빚더미에 앉아있는 미국인은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심각한 재정 적자도 채권시장의 악의적 움직임에 버틸 힘이 유로권에 비해 미국이 취약하도록 만들었다고 경고했다.

그는 따라서 중기적으로 그리스에서 촉발된 재정 위기가 유로에 가하는 위험보다 심각한 부채와 적자가 달러에 가하는 부담이 훨씬 더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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