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인수 희박 가능성에 금융시장 혼란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처리를 사실상 무기한 유보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이와 관련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과 지분 매각 승인(하나금융지주로의 자회사 편입 승인) 결정을 유보했다.

이번 금융당국의 판단 유보 결정으로 인해 인수시일이 촉박한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 외환은행 매각 계약 파기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 신제윤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법리검토에서 의견이 엇갈렸고, 사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현 시점에서 최종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으로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도 유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금융당국의 판단유보는 계약 시일이 촉박한 하나금융지주에게는 론스타와의 계약파기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확정은 고법 판결이 내려진 후에도 론스타가 위헌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한없이 길어지게 되는데 금융당국이 그때까지 판결을 유보하겠다는 것은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는판단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와 관련 론스타와 하나금융이 계약을 연장해 당사자 간 우호적인 조건에서 다른 계획을 세울 가능성보다는 만료일인 오는 24일까지 기다렸다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중론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의 유보에 대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금융회사의 경쟁력 약화 및 손실 등을 초래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이번 결정에 앞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자는 의견과 법리검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분분했으나 결국 무위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그간 수차례 이에 대한 조속한 처리 방침을 밝힌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공수표를 남발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입장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론스타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외환은행 매각 계약이 결렬되도 사실상 투자금 회수에는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론스타는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매각이익 등을 중간배당을 통해 회수해가고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등으로 이익을 추가로 챙길 수 있다.

이미 론스타는 투자원금인 2조1548억원을 웃도는 자금을 배당 등을 통해 회수해갔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경우 당장 증자 등 자금모집으로 인한 피해가 커질 상황에 처했다. 외환은행 또한 자체 경쟁력이 떨어지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이달 중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해주고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조건부 승인 소식을 접해 내심 기대했었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변양호 신드롬이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법적 구제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론스타를 상대로는 계약 연장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승유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과 관련해 향후 결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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