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닷컴버블 조짐 경계해야"-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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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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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이후 10여년 만에 정보기술(IT)업계에서 다시 '비이성적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14일자 최신호에서 지적했다.

주요 SNS 기업가치 [단위: 10억 달러/출처: 이코노미스트=셰어포스트]
대표적인 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아직 상장이 안 된 이 회사들의 가치는 무려 760억 달러, 77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판 페이스북' 렌렌도 마찬가지다. 렌렌의 시가총액은 이달 초 기준 79억6000만 달러로 작년 매출액의 100배가 넘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를 8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버블징조로 풀이했다. 인수가가 지난해 매출액의 10배, 영업이익의 400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신생업체들의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평가되고 있는 데 주목했다. 일례로 신생 SNS인 '컬러'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데도 외부에서 평가하고 있는 기업가치가 1억 달러에 이른다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IT기업의 가치가 이처럼 실적에 비해 수 배 이상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은 1990년대 후반 기업공개(IPO) 붐을 통해 자금을 대거 확보해 둔 엔젤투자자에 힘을 입은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과 사모펀드들도 페이스북과 같은 유명 IT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거품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의 닷컴버블은 과거와는 여러모로 차이가 난다. 우선 버블이 형성된 시장이 다르다. 10여년 전에는 주식시장이 과열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비상장사가 대분이라 민간시장이 거품을 조장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IT붐을 주도하는 기업도 국적이 다양화했다. 과거에는 주로 실리콘밸리의 미국 기업들이 닷컴버블의 중심에 있었지만, 이제는 에스토니아의 스카이프, 핀란드의 로비오, 중국의 유쿠 등 글로벌 기업들이 두루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 인터넷 보급률이 크게 오르면서 네티즌이 20억명에 이르고, 초고속 광대역통신망이 보급되는 등 인터넷 환경도 진일보했다.

10년 전에는 닷컴버블이 무너지면서 웹밴, 펫츠닷컴 등 신흥기업들이 뒤안길로 물러났지만, 최근에는 징가나 그루폰 등의 신생기업들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민간시장에서 생성된 버블은 공개시장에서 만들어진 것보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최근의 닷컴버블이 중국 기업들에 힘입은 바 크다는 점에서 거품 붕괴가 중국에서 시작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형성된 닷컴버블이 붕괴돼도 충격이 10여년 전에 비해 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과거에는 인터넷붐이 인터넷 인프라를 건설하는 통신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버블이 붕괴되자 이들의 주가도 폭락했지만, 이번에는 아직 파급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산업의 세계화로 과거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를 시도하면서 거품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주가폭락의 고통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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