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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장훈 감독 받아줬더니, 5년 뒤 돈의 유혹에 등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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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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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 영화제 상영, 영화 '아리랑' 통해 지인들 실명 거론 비난

(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김기덕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아리랑’이 국내 영화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을 통해 ‘배신’ 논란에 휩싸였던 후배이자 제자인 장훈 감독의 실명 거론 및 여러 영화인들에 대한 날 선 비난이 ‘아리랑’ 곳곳에 베어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제64회 프랑스 칸 영화제 공식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작이 상영된 칸 드뷔시관에서 김 감독은 ‘아리랑’ 상영에 앞서 “이 영화는 내 자화상 같은 영화”라며 “(이 영화는)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나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화는 그동안 국내 영화계로부터 ‘이방인’ 혹은 ‘이단아’로 취급받은 설움에 대한 응어리를 잔인할 정도로 가감없이 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장훈 감독에 대한 비난이다. 장 감독과의 관계는 지난해 12월 한 언론사가 ‘김기덕 감독이 후배에게 배신당한 뒤 폐인이 됐다’는 보도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장 감독은 김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영화는 영화다’를 통해 2008년 데뷔했으며, 지난해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의형제’로 546만명을 동원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올 여름에는 고수와 신하균 주연의 전쟁블록버스터 ‘고지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아리랑’에서 장 감독이 ‘영화는 영화다’ 이후 두 편을 같이 하기로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메이저 영화사와 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깨끗이 떠난다고 말했다면 내가 안 보낼 사람이 아닌데, 아무런 상의도 없이 떠났다”면서 장 감독과 자신 밑에서 일하던 일부 스태프들을 겨냥했다. 김 감독은 “이메일로 호소하고 비 맞으며 간절히 부탁해 받아주니, 5년 후 자본주의의 유혹에 빠졌다”고 장 감독을 비난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언론을 통해 장 감독과의 문제가 보도되자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자료를 내고 장 감독을 두둔한 바 있다. 현재까지 김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 배급사를 상대로 투자 회수금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악역 전문으로 이름을 알린 일부 배우들에 대한 비난도 서슴치 않아, 그들과 불편한 관계임을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악역이 제일 쉽다고. 악역을 통해 자위하는 거잖아. 너희들 가슴 안에 있는 성질을 그대로 표현하면 되잖아”라며 “악역 잘한다는 거, 내면이 그만큼 악하다는 거야”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와 영화계에 대한 비난도 ‘아리랑’에는 담겼다.

김 감독은 2004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았고, 그해 문화관광부로부터 한국영화 발전에 공헌했다는 이유로 보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김 감독은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정부가 훈장을 줬다. 영화에 한국을 좋지 않게 그린 장면도 있는데. 영화는 보고 주는 건가”라며 “삶의 아이러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영화 마지막에 직접 제작한 권총을 들고 자신에게 등을 돌린 사람들을 찾아가 죽이는 모습을 집어넣었다. 이후 그 역시 자살로 영화는 끝난다.

별다른 출연자 없이 김 감독 혼자 배우부터 촬영, 연출, 편집까지 1인 4역을 해낸 ‘아리랑’은 장르가 불분명한 영화다.

‘아리랑’은 13일 칸에서 상영 뒤 기립박수를 받으며 큰 관심을 끌었다. 국내 개봉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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