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과연 윤 장관 퇴임 전에 '물가 숙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지막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물가 문제만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사실 물가는 윤 장관 임기 내내 '목에 걸린 가시'처럼 그를 괴롭혔다.
정부는 올해 초 '1.13물가안정대책회의'를 내놓고 공격적으로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했지만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정세 불안 등 대외적인 요인으로 시장에서는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물가 안정 시그널을 나타내는 긍적적인 요인들이 하나 둘씩 고개를 들고 있다.
식탁물가를 위협하던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 평균치 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기타 농축수산물 가격도 전년 동월대비, 전월 대비 모두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15일 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배추 가격은 전월대비 66% 감소했고 고추와 양파도 각각 35%, 28% 떨어졌다.
소고기와 갈치도 각각 15%, 14% 떨어지는 등 농축수산물 가격상승률이 크게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닭고기와 고등어 가격도 전월 대비 각각 9.2%, 6.6% 떨어지는 등 가격 하락세가 뚜렸했다.
사실 매주 열리는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하락세’라는 단어가 처음 언급된 것은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를 기록했을 때다.
1월 4.1%, 2월 4.5%, 3월 4.7%를 찍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고점을 찍으며,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물가 상승세가 올 상반기까지만 가고,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시점도 이때부터다.
이에 따라 이달 청문회를 거쳐 박재완 현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공식 취임하기 전까지, 물가상승세가 한 풀 더 꺾일 수 있을지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 국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월보다 훨씬 떨어졌기 때문에 6월초 발표하는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이달에 확실히 시장에서 물가가 꺾였다는 시그널을 확인할 수 있다면 현 장관의 물가정책 노력이 다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음 놓고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최근 하향압력을 받고 있지만 하락폭이 국내 가격에 얼마나 반영될지 ‘미지수’고,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 요금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하반기 예정돼 있는 공공요금 인상이 인플레 기대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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