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신영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가치주펀드 강자 자리를 KB자산운용에 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자산운용 가치주펀드는 두 운용사 수익률을 최대 3배 이상 웃돌면서 4000억원 이상 자금을 모았다. 수익률에서 밀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신영자산운용은 순유출을 보였다.
세 운용사 간 차별화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1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자산운용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은 연초부터 13일까지 4070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전체 설정액은 작년 초 61억원에서 8113억원으로 1만3200% 늘었다.
이 상품은 2009년 11월 KB자산운용에서 첫 출시한 가치주펀드다. 여타 가치주펀드처럼 기업 내재가치나 저평가 정도를 감안해 투자 여부를 정한다.
KB자산운용 경우와 달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같은 기간 1242억원 순유출을 나타냈다.
신영자산운용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 1(주식)'도 805억원이 빠져나가 두 번째로 큰 유출액을 보였다. 같은 운용사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에서는 733억원이 유출됐다.
KB자산운용 가치주펀드는 같은 유형 상품 가운데 유일하게 1년 수익률 40% 이상을 기록했다. 동일 유형 상품 평균치인 27.84%를 넘어선 것도 이 펀드뿐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같은 기간 14% 미만 수익을 냈다.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 1(주식)'은 24%를 밑돌았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신영자산운용 가치주펀드 가운데 가장 양호한 상품 수익률도 26% 미만으로 평균을 2%포인트 가까이 밑돌았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대형주·중소형주 구분 없이 저평가 종목을 편입한다"며 "적정 주가에 도달하면 매도한 뒤 다시 저평가 영역에 들어서면 되사는 전략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신영자산운용은 최근 수익률 부진에 대한 사과 메일을 투자자에게 보내기도 했다.
증권가는 장세 변화를 꾸준히 반영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적절하게 조정해 온 운용사일수록 수익률도 높은 것으로 풀이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요즘 운용 보고서를 기준으로 많이 편입한 종목을 보면 세 운용사 간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운용사별 가치주 발굴 능력에 따라 앞으로 수익률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상품은 이를 만회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할 것으로 점쳐졌다. 단기간에 주도주 변경이나 소외됐던 종목에 대한 순환매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대형 성장주가 증시를 주도하는 양극화 시장에서 당분간 가치주 펀드 부활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적게 오른 점만 보고 소외주를 사들이는 전략은 아직까지는 위험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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