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의 한 대담프로그램에 나와 "그리스는 1순위 디폴트 후보"라며 "강력한 긴축조치 아래 그리스는 결국 실질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는 이미 지불불능 상태에 있으며 그리스 국채 투자자들도 결국 일정 부분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회의에서 그리스가 11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증액하길 바란다면 정부가 자산을 매각하고, 재정감축폭을 크게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리스에 대한 추가지원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날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15.44%로 17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 올랐다.
그로스는 미국의 재정문제도 문제삼았다. 그는 "미국의 신용과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위상을 감안해 재정적자의 심각성을 생각해야 한다"며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부채 상한 인상 시한을 8월로 미룬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로스는 자신이 운용하는 토털리턴펀드는 미 국채에 대해 매도(short) 포지션을 취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토털리턴펀드는 지난 2월 미 국채를 모두 처분한 데 이어 공매도를 통해 지난달까지 미 국채 비중을 '-4%'로 낮췄다. 이에 대해 그로스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4%는 돼야 투자 매력이 있다고 보고 보유 비중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16%를 기록했다.
그로스는 대신 금리스와프, 미 물가연동국채(TIPS),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보증한 국채 선물·옵션, 회사채 등에 대해서는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토털리턴펀드는 지난해 7.64%의 수익률을 달성, 경쟁펀드들 가운데 상위 18%에 드는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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