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지구에서 분양하는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동호수 지정 계약을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민간 분양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불황을 이기기 위한 건설사들의 이색적인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이달 초 인천 송도국제도시 5공구 Rc3블록에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는 1순위 신청자가 1390명이었으나 3순위는 104명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3순위 청약 접수자가 1순위보다 2~3배 정도 많은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포스코건설은 1순위 청약이 미달된 상황에서 수요자들에게 2~3순위 청약을 권유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요자들이 굳이 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미달된 동호수를 선택해 분양 받는 방법이 더 좋다고 안내한 것.
포스코건설이 이처럼 선착순 분양을 유도한 것은 2·3순위 청약 접수에는 실수요자보다는 가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청약 경쟁률은 높을 수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숫자는 적을 수 있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실수요자들이 좋은 층과 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청약 경쟁률을 낮추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지난 16일 당첨자 발표일에 무려 500여명의 방문자가 줄을 서서 오후 8시 30분까지 동호수를 지정하려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당첨자 발표 이후 오후 3시부터 동호수를 지정한다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아침 6시부터 모델하우스에 진을 치고 기다리는 수요자도 눈에 띄었다.
포스코건설 홍동군 분양소장은 "단순히 청약경쟁률이 높다고 실질 계약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계약률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이 낫다"며 "지금은 청약이나 가수요의 계약보다는 입주 때 잔금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실수요를 잡기 위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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