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이 2719억1000만달러로 가장 많다. 국채, 금융채, 자산유동화 등의 예치금은 301억9000만달러로 전월보다 82억6000만달러 늘었다. 이밖에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36억2000만 달러, 금 8000만 달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구성비율로는 유가증권이 88.5%, 예치금은 9.8%, IMF 특별인출권(SDR) 1.2%, IMF 포지션(회원국 수시인출권) 0.5%, 금 0.03% 등이다.
이 같은 외환보유액은 시장의 유동적 상황에 따라 그 운용규모의 적정성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투자 효율성 문제도 만만치 않은 이슈다.
외환위기에 대비해 무작정 저수익성 자산만 갖고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부를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태생적으로 운용수익률보다 조달비용이 높기 때문에 보유액이 증가할수록 재정적 부담도 늘어난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외환보유액의 10년간 역마진은 평균 1.36%, 국내총생산(GDP)의 0.32%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일 때 41억달러 정도가 보유비용으로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외환보유액이 늘수록 이 같은 손익을 최대한 효율화하는 노력도 같이 수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외환보유액 자체가 비상 상황을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되기 때문에 최우선 운용 목적이 안정성에 맞춰져 있다. 수익투자가 다분히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채권의 60%를 보유한 금융당국은 은행, 비은행 금융회사, 기업, 정부, 한은 등의 대외채무 상환 위험을 차단하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많은 외환보유는 국가신용도를 높일 뿐만 유동성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으며 따라서 수익률이 낮고 만기가 짧은 안전자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투자 다변화를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외환보유액의 급증에는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 중 36%의 ‘달러 외 통화’가 주효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환산가치가 2.6%에서 4.5%까지 증가함에 따라 미국 달러화의 환산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 가운데 64%를 차지하는 달러 대신 다른 통화의 보유 비중을 늘려 투자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국가 안전자산으로 선호받는 금 보유량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귀금속과 에너지 등에 공격적으로 외환을 운용해 보유의 부담을 덜어내고 있는 '세계 1위 외환보유국' 중국의 전략을 언급하며 중장기적인 외환보유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뚜렷한 복안 없이 수익성을 쫓아 기존 외환시스템을 흔들기 보다는 한국투자공사 및 국민연금 등의 기관 등을 적극 활용해 수익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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