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지난 2008년 이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8년 우리나라 전체 쇠고기 소비량은 43만8200t이었는데 이 중 미국산 쇠고기의 소비량은 5만3300t으로 12.1%에 불과했다.
2009년에는 39만5500t 중 5만t을 차지해 12.6%로 별 차이가 없었으나 2010년에는 43만1200t 중 9만500t으로 20.9%로 크게 높아졌다. 2011년에는 3월말까지 12만700t 중 2만7800t으로 2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호주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29.8%, 29.5%, 28.3%, 30.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이런 미국산 쇠고기 점유율의 증가가 미국이 쇠고기 수입 월령제한 철폐를 요구할 경우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면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30개월령 미만의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만 수입하게 돼 있다.
특히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냐에 대해선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점유율의 증가는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다고 주장할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는지 여부는 우리 정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한·미 간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 회복 여부는 우리 정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호주· 미국· 뉴질랜드· 멕시코로부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다. 이 중 호주와 뉴질랜드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광우병 위험 무시국가로, 미국과 멕시코는 광우병 위험 통제국가로 인정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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