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과제-下] 경제컨트롤 역할 감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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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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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뜻밖의 인물', 지난 '5·6개각'을 통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발표되자 정부 안팎에서 나왔던 반응이다.

박 내정자 자신도 발표 당일에야 통보받아 당황스러움이 역력했다. MB정부 초대 강만수 장관과 윤증현 장관에 비해 훨씬 젊어지기는 했지만, 그가 과연 경제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지 회의론도 적지 않았다.

그는 내정 직후 간단한 이메일 소감을 통해 "서민경제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사심없이 올인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그로부터 1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박 내정자의 정책방향은 오는 25일 인사청문회에서 첫걸음마를 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사실 박 내정자는 MB노믹스를 주도적으로 입안하고, 이끌어왔다. 인수위 정부혁신규제개혁 TF를 시작으로 MB정부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에 이어 지난 2010년 8월 고용노동부 장관에 발탁된 이후 최대의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 왔다.

박재완 내정자는 지난해 말 공무원 사회에 일대 개혁조치를 단행했다.

현직 고용노동부 장관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말 중앙부처로는 처음으로 무능 공무원 13명을 퇴출시키기로 하고, 잡호스팅(4~5급 대상), 파격승진 정례화, 사무관 승진 역량평가 등 인사혁신정책을 잇따라 도입했다.

'철밥통'으로 여겨져 온 공무원 사회의 변화 없이는 작은 정부·큰 시장을 추구해 온 MB노믹스의 철학을 실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러나 복수노조·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현안문제에 있어서는 노동계와 사사건건 대결선상에 있었다는 점에서는 가야할 길이 먼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거시경제를 총괄해야 하는 재정부 장관은 경제컨트롤 타워라는 막중한 과제도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박 내정자의 무게감은 이전과는 판이하다.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을 조정하고, 설득해야 할 뿐만 아니라,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정치권에서 쏟아질 것으로 보이는 '포퓰리즘정책'을 견제해야 하는 임무도 그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임기말 흔들리는 관료사회를 어떻게 정리해 나갈 지도 현재로선 첩첩산중이다. 행정고시 23회로 재정부의 전신격인 옛 재무부에 들어오긴 했지만 불과 2년여 근무경력에 불과해 스킨십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실물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보다 오히려 행시 기수가 늦다.

더욱이 대외불확실성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만큼 올해 재정부가 펼칠 정책운용의 틀은 좁혀질 대로 좁아져 있다.
당장 무역의존도를 줄이려면 내수를 키워야 하는데, 서비스산업 선진화는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체돼 있다.

서비스산업 선진화의 시금석이 될 전문자격사 시장 개방은 관련 이해단체는 물론 정부 내에서조차 반발하고 있다. 재정부가 추진해 온 영리의료법인(투자개방형 의료법인) 허용은 보건복지부의 반대에 부딪쳐 있다. 윤증현 장관이 최근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진수회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가장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농을 건넨 것도 이같은 배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근 MB핵심 측근들로부터 시장경제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언급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그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한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경제컨트롤 타워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물가, 일자리 창출 등 서민경제 안정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면서도 "노동계, 경영계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과 소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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