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대전을 방문했다. 정부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를 발표한지 불과 하루 만에 과학벨트 거점지구가 들어설 대전을 찾은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KAIST 개교 제4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 축사로 통해 “21세기 융합의 시대에 과학벨트는 개방과 융합의 전초기지로서 우리나라는 물론 인류를 위해 기여하는 ‘꿈의 벨트’가 돼야 한다”며 “대덕과 대구·광주 연구·개발(R&D)특구가 그물망처럼 연결돼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날 대전 대덕 연구·개발(R&D)특구를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확정 발표하면서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50개 연구단 가운데 절반가량을 과학벨트 유치 경쟁에서 탈락한 광주와 대구·경북권에 분산 배치키로 했다. 그러나 광주와 대구·경북 지역에선 정부 결정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충청권 일각에서도 “연구단의 분산 배치는 정치적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등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빌어 정부 결정의 배경을 직접 설명하며 그에 대한 이해를 거듭 구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시티(도시)’가 아닌 ‘벨트(권역)’로 한 이유도 한 지역에서 (기능과 역할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며 “과학벨트 입지 결정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국민에게 잘 설명해달라”고 참석 장관 등에게 당부한 바 있다. “과학벨트 입지를 특정 지역에 혜택을 준 것으로 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KAIST가 최근 학생들의 잇단 자살 사건 등으로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음을 염두에 둔듯 “KAIST는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선진 1류 국가로 만드는 ‘꿈과 상상력의 발전소’가 돼야 한다”며 “불가능에 맞선 40년 도전의 역사를 바탕으로 최근의 시련을 극복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KAIST 방문에 앞서 역대 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원장 윤철호)에 들러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에 따른 방사선 피해 대응 및 국내 원전 안전 점검을 위해 애써온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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