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은 17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무려 삼진을 10개나 잡아내고 무실점으로 역투, 시즌 4승(1패)째를 수확했다.
한복판에 꽂히는 시속 152㎞ 짜리 직구에 팀 타율(0.273) 1위 LG의 방망이가 고개를 숙였다.
윤석민은 경기 후 “얻어맞더라도 직구를 계속 던지려고 했다”며 빠른 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LG 타자들은 뻔히 투 스트라이크 이후 윤석민이 직구를 던진다는 것을 알고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윤석민은 솟아오르는 볼 끝의 움직임과 면도날 직구 제구력을 뽐내며 LG 타선을 압도했다.
직구가 살아나자 시속 140㎞를 넘나드는 고속 슬라이더의 효과도 배가 됐다.
LG 타선을 단 2안타로 꽁꽁 묶은 윤석민은 지난달 20일 삼성과의 경기 이후 4연승을 달리며 다승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했다.
또 탈삼진 53개로 류현진(한화·56개)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고 22이닝 연속 무자책점 기록을 이어가며 평균자책점을 3.33으로 끌어내려 방어율 순위 10위를 달렸다.
윤석민은 ‘모든 구종의 기본은 직구’라는 초심으로 돌아가면서 에이스의 위상을 되찾았다.
한국 최고의 포수 박경완(SK)이 “윤석민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면 한 시즌에 15승 이상은 안겨줄 수 있다”고 극찬했을 정도로 윤석민은 투수로서 탁월한 기량을 지니고 있다.
볼도 빠른 데다 특히 손기술이 좋아 못 던지는 변화구가 없다.
항상 다양한 레퍼토리가 준비됐기에 타자들로서는 윤석민의 결정구를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타자들의 힘을 빼는 데 재미를 붙인 윤석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변형 포크볼까지 장착해 구종을 더욱 늘렸지만 효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변화구에 너무 의존하다 얻어맞기 일쑤였고 직구를 자주 안 던지다 보니 위력도 반감됐다.
부진의 원인을 지나친 ‘손장난’에서 찾은 윤석민은 자신 있는 직구와 슬라이더 단 두 가지 구종으로 볼배합을 단순화했고 이달 들어 제 궤도에 올라왔다.
4일 넥센, 10일 두산, 17일 LG와의 경기까지 세 경기에서 안타를 단 6개만 맞았고 삼진은 24개를 잡았다.
윤석민의 실투를 노려치겠다고 들어오는 상대 타자를 맞아 윤석민은 생각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던졌다.
직구 위주의 적극적인 공략법으로 나서면서 투구수도 줄어 7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예전 상태로 돌아왔다.
윤석민은 “삼진을 욕심내면 투구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삼진보다는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고 싶다”며 닥터 K보다는 다승왕에 욕심을 보였다.
2005년 프로에 입문한 윤석민은 2008년 개인 최다인 14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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