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LH, 주택·택지개발 사업 부실.. 공사비 낭비 등 초래"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건설 및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관련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행정력과 공사비 낭비를 초래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대거 적발됐다.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서민주택공급 건설사업 집행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LH는 올 8월 준공 예정인 수원시 호매실 택지개발사업 등 180여개 단지 조성공사 시행과정에서 고가의 하수관 자재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1420억여원의 공사비가 낭비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LH는 올 10월 준공 예정으로 안양 관양지구 등 58개 아파트 건설사업을 진행하면서 △관련 규정상 열량계(일정 시간 통과한 난방수 유량과 공급·회수 측 온도차를 측정해 열량(㎉)으로 표시)를 쓰도록 돼 있는 공동주택 난방계량기를 유량계(일정 시간 통과한 난방수 유량(㎥)만 측정해 표시)로 설치해 민원 발생 소지를 만든데다 △난방비 절감을 위해 개발된 자동유량조절밸브를 적용·설치할 수 있도록 기술기준 등을 마련해야 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주 무양지구 아파트 건설공사의 경우도 부지 내에 고압송전선로가 있어 사전에 지중화 공사를 하는 등의 대책을 수립했어야 함에도 대책 없이 공사를 시작한 가운데, 민원 발생과 LH의 경영 악화 등으로 결국 공사가 중단돼 약 30억7800만원의 지연이자를 물게 된 상황이다.
　
　이밖에도 LH는 정기안전점검 비용 산정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관련 업체가 제출한 견적금액을 그대로 인정해줘 결과적으로 안전점검 비용을 과다하게 지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 발파 설계변경 및 현장 관리·감독 △보도육교 강교자재비 설계변경업무 처리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협약체결 △음식물 건조기 설계변경 △아스팔트 포장 품질관리계획 수립·승인 △철른 가공·조립 시공방법 적용 △아파트 거실·주방 간접조명 등 설계 △비탈면 토사 및 리핑암 면고르기 설계 등에서도 각각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감사원은 이들 사안에 대해 각각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주의 및 통보, 시정 조치했다.
　
　반면 감사원은 LH 구조견적단 구조설계부의 박광열 차장에 대해선 2008년 이후 국제 원자재 값 상승으로 국내 철근 값이 급등한 가운데 철근 사용량을 줄여 공사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초고강도 철근을 설계에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개정하는데 기여했다며 '모범사례'로 선정했다.
　
　이번 감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 등 4개 본부가 시행 중인 주택건설 및 관련 택지개발사업 업무 전반에 대해 작년 11~12월 예비조사 및 실지감사를 통해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