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무죄추정의 원칙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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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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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彿, 미국의 칸 IMF 총재 취급에 분노<br/>두 나라 법·문화 차이도 충격 확대

(아주경제=워싱턴 송지영 특파원) 호텔 여직원 성폭행 시도 혐의로 체포, 뉴욕 구치소에 수감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를 다루는 미국의 방식에 프랑스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즈(LA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국민들은 "만일 칸에 대한 혐의가 거짓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미국은 피의자 무죄원칙도 없는 나라"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LAT가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구치소, 조사실, 법원을 들락거리는 칸의 일거수 일투족이 사진과 함께 공개되고, 심지어 칸이 다른 잡범들이 사용하는 '더러운' 구치소에 수감됐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프랑스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LAT는 "칸이 성폭행 혐의로 체포, 구속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첫 날, 프랑스 국민들은 놀람과 충격이 컸으며 둘쨋날에는 좌절과 연민, 셋째날에는 그러나 미국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국민들의 이같은 분노에는 이번 사건으로 사회당 지도자로서 차기 대통령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던 칸을 잃은 좌절감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두 나라의 법·문화적 차이도 지적됐다. LAT는 "프랑스 국민들은 지난 1804년 나폴레옹 민법전을 토대로 만들어진 프랑스의 법 시스템이 미국의 것보다 훨씬 월등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방송 진행자들이 공공연하게 "미국 부자들은 좋은 변호사를 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은근히 미국의 법 제도가 부실함을 표현하고 있다고 LAT는 덧붙였다.

특히 성적인 문제에 관해 "프랑스인들은 자유주의적 또는 열린 자세로 임한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미국은 반대로 너무 경직됐다는 시각도 이번 사건에 크게 작용했다"고 LAT는 보도했다. 프랑스 정치인들의 혼외 정사나 불륜 등에 대해 국민들은 보통 '그들 개인 사생활'로 치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프랑스 국민들의 견해는 양분된 상황이라고 LAT는 보도했다. 일부는 칸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보지만, 일부는 그 호텔 여직원이 진정한 피해자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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