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에 위안화 절상까지 가세하면서 중국 의류 수출업체들이 수출 단가를 높였으나 외국 바이어들은 “너무 비싸다”는 반응만 보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제일재경일보)가 18일 보도했다.
상하이 룽상(龍商) 의류 뤄웨이밍(羅衛明) 회장은 “최근 비용 급등으로 오리털 잠바 단가를 22달러로 높였으나 해외 바이어들이 ‘안된다’며 손을 내저어 21달러로 내렸다. 그럼 우리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겨우 1달러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오리털 잠바 하나를 팔면 2~3달러 수익을 남겼지만 최근 비용 급등하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1년 사이에 면화값이 대폭 뛰면서 전체적으로 원단 가격 평균 30~40%씩 뛰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4월 말 기준 면화 가격은 t당 2만8000위안(한화 약 460만원)으로 지난 2009년보다 무려 36%가까이 뛰었다. 심지어 과거 1kg에 80~90위안하던 오리털은 지금 세 배 넘게 뛰어 300위안에 달한다는 것.
원자재 가격 인상에 중국 임금인상 열풍까지 겹치면서 옷 한 벌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뤄 회장은 전했다.
현재 상하이를 비롯해 장쑤 저장 일대 인건비는 대폭 올라 한 달 평균 3000위안(한화 약 5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한 뤄 회장은 최근 공장을 안후이 일대로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곳은 현재 월 임금이 1800위안에 달해 동부 연해지역에 비해 많이 저렴한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는 비용 급등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의류 수출 단가를 높였으나 이를 찾는 바이어들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중국 의류 수출업체들의 단가 인상에 해외 바이어들은 “이렇게 가격이 높으면 주문을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 업체에 내줄 수 밖에 없다”며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중국 의류 수출업체들의 이윤은 나날이 쪼그라들고 있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 수출업체 평균 수익률은 1.47%에 달했으나 올해 1~2월 수익률은 1.44%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일부 의류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이 아닌 내수시장으로 눈을 돌려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뤄 회장도 “우리가 21달러 단가에 판 오리털 잠바가 독일 등 구미 시장에서는 120 달러, 심지어 220달러에 팔리는 등 해외 유통업체만 앉아서 이득을 보고 있다”며 “우리도 이제 브랜드 파워를 키워 내수시장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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