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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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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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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은 주변 시세까지 동반 하락시키는 힘(?)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정책을 또 언제, 어떻게 바꿀지 모른다는 불신감도 하나의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택정책이 공공성을 강화하면서 '보금자리주택'을 내놓기는 했지만, 짧은 기간에 물량을 대량으로 쏟아내면서 기본적인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보금자리주택이 갖는 근본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금자리=저가주택’ 인식 확산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전에는 대상지 주민들 사이에서 나왔다면 최근에는 인근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니다. 실제로 1·2차 지구 지정 당시에는 토지 보상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강남 세곡, 서초우면, 고향원흥, 하남미사 등이 토지보상 문제로 원주민과 사업시행자인 LH간에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에 일부 지구는 아직까지 사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변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이 보금자리주택을 반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집값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에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 저가주택지역이라는 인식이 못박힐 수 있다고 우려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남시는 시범지구인 미사보금자리에 이어 3차 감일지구, 4차 감북지구까지 전체 토지의 10.5%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 여기에 인근인 서울 강동구 보금자리주택지구 3곳까지 포함하면 실제 강남권 남부지역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자리잡게 됐다.

하남시 주민들은 “정부가 강남권 남부지역을 저가주택의 발원지인 보금자리지구로 지정하려고 한다”며“이는 도시자족기능을 상실한 단순 주거형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금자리, 근본적 한계 지녔다?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천덕꾸러기로 변한 것은 부동산시장 침체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강남 시범지구의 경우 주변시세 대비 추정분양가가 70%도 안되면서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사실상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는 반값 아파트로 불렸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집값이 하락하고 보금자리주택 가격도 오르면서 수도권 일부지역은 보금자리주택과 주변주택의 가격이 비슷해지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보금자리주택도 미분양이 나올 만큼 인기도 사라졌다.

그러나 저렴한 주택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은 계속돼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대기수요자를 늘리는 결과를 불렀다. 청약예정자들은 더 저렴한 주택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민영주택을 외면한 채 내집마련 기회를 미뤄왔고, 이는 전반적인 민간주택시장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사들도 불만이다. 민영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 인근에 신규로 들어서는 주택도 낮은 가격에 공급될 수 밖에 없어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분양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연구소장은 "보금자리주택의 이러한 파급력은 정부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 당황스러워했다"며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민간을 더 끌어들이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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