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정 해외환자 숫자 "확실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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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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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8만명 추정… 의료현장 "20만명 넘었다"<br/>단순조사에 그쳐… 실정 맞는 집계·활용 필요

(아주경제 이규복 기자)매년 정부가 조사·발표하는 해외환자 숫자가 의료현장에서 파악하고 있는 숫자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정부조사가 현장 근무자들의 업무량만 늘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로 이어져 조사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우리나라 병원을 방문한 해외환자 수를 8만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개원가에서는 이미 20만명을 넘었다고 주장한다.

◆ 코끼리 다리 만지기
한동우 진흥원 국제의료정책팀장은 “정부조사는 실환자를 기준으로 하는 반면 개원가는 연환자를 기준으로 잡기 때문”이라며 “연환자 숫자로 집계한다면 2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환자 숫자는 환자 1명이 몇 번을 방문해도 1로 잡는 반면 연환자 숫자는 1명의 환자가 진료를 위해 3회 방문할 경우 3으로 잡는다.

한 팀장은 “수차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활용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바 있다”며 “종합병원과 달리 개원가에서는 아직도 차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일부 누락된 숫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병의원들로 인해 누락된 경우가 있어도 그 차이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조사발표하는 숫자는 현실과 크게 다르다”며 “해외에서 원정 온 외국인만을 집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력도 부족하고 전문성도 뒤쳐지는 개원가 직원들에게는 정부조사에 응하고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간혹 정부보고가 병의원에 ‘비수’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어 사실상 조사를 꺼리는 분위기”이라고 전했다.

◆ 의료현장 파악 미흡
자생한방병원은 인터내셔널 클리닉을 개설한 2006년 외국인 초진 환자 수가 약 200여명 남짓이었으나 2007년 400여명, 2008년 600여명, 2009년 1000여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의료관광이 활성화된 2010년에는 1700여명으로 외국인 환자의 내원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생한방병원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내원 환자 수는 올해에도 비슷하지만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원정 환자가 전년 동기대비 2배 늘었다고 발표한바 있다.

송민아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팀장은 “정부조사를 담당하는 직원이 수년째 전담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어려움이 없다”며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고 이동이 잣은 개원가의 경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정부조사는 해외에서 원정 온 환자만 집계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병원을 방문한 외국인 숫자와는 차이가 크다”며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나 교포들의 경우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정책적 활용 아쉬워
한 팀장은 “아직 초기단계라 작성항목이 까다롭고 프로그램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며 “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및 업그레이드하고 개원가 보급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9년 외국인환자 유치기관 등록제도 시행 후 현재가지 전국에서 약 1800여개 병의원이 제도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 환자가 2007년 7901명에서 2009년에는 6만201명으로 2년 사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는 11만명, 2012년 15만명, 2013년엔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를 통한 경제유발효과는 2011년 7000억원에서 2012년 9800억원, 2013년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원정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분명 반길 일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처럼 의료현장의 희생(?)만 요구하고 단순한 실적발표를 위한 집계에만 머문다면 눈앞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놓치는 꼴이 될 것이다.

의료기관들의 보다 적극적인 동참을 끌어내고 외국인 환자의 유입을 독려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아쉽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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