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위기 여파가 국내 금융시스템으로 전이되지 않고 빠른 회복세를 시현, 잠재성장률은 위기 이전 수준인 4.3% 내외를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국제금융위기 이후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2011~2012년에 4.3% 내외의 잠재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국가경제가 안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중장기 성장추세를 뜻한다. 계량적으로는 한 나라의 경제에서 가용한 자원을 활용해 도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최대한의 산출수준'의 증가속도를 의미한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990년대 외환위기 직전까지는 6%대 중반을 기록했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2001~2007년)에는 4.57%까지 하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약 1.71%p 하락한 2.8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한국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잠재성장률은 위기 이전 수준(4%대)으로 복귀했다는 판단이다.
KDI는 노동기여도가 지난해부터 추세선을 상회하고 있고, 최근 투자증가세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자본기여도가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위기 동안 금융부문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24조5000억원으로 총여신 대비 1.8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양호한 상태며 금융위기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일반적 기준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아울러 예금인출사태, 금융기관 파산 및 공적자금 투입 등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KDI는 일반적으로 경제위기 기간에는 생산요소 투입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잠재산출 수준이 하락하고, 금융중개 기능의 약화 및 생산성 하락으로 중장기 성장추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위험이 높은 연구개발(R&D)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인적자본과 관련된 교육 및 훈련수준이 약화돼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저하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위기 기간 크게 하락했던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이전 추세를 상회하고 있어 향후 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DI 관계자는 "거시경제정책의 목표를 정할 때, 경제성장률을 성장잠재력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두면 물가안정 및 재정건전성에 상당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잠재성장률을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제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고령화로 요소 투입 위주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노동력의 질 및 활용도를 제고하고 규제개혁과 기업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