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도급제 폐지시 고용유연성 타격”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전략세미나 주제발표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국내 자동차 회사는 사내하도급제를 활용, 고용 및 임금 유연성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이 사내하도급제를 불법 파견으로 판결, 자동차 회사의 고용 유연성에 타격을 줬다.”

유지수 국민대 교수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동차산업의 지속성장과 노동유연성’ 전략세미나에서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고용·임금유연성을 확보하고, 국가는 이와 관련한 법적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완성차업계 및 부품업계, 업계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유 교수는 “독일, 일본, 미국 등 자동차 경쟁국은 파견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한국도 지속 성장을 위해선 노조가 고용보장, 고임금보장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 한국외대 교수는 이를 위해 파견에 대한 규제를 완화, 불법 소지가 있는 도급을 대체하자고 제안했다.

이정 교수는 “기업들은 대상 업무가 제한적이고 규제가 엄격한 파견보다 도급을 선호하고 있다”며 “파견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을 엄중 단속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무지휘권 행사 여부만으로는 파견과 도급의 판단이 어렵다”며 “이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규직-비정규직으로 양극화 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선 해고를 포함, 경직된 노동법제의 완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와 법체계가 비슷한 일본이 정리해고 요건을 법제화 하는 대신 판례법상의 법리로 유연히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편 이날 세미나 주제발표 후에는 박영범 한성대 교수를 좌장으로 양성필 고용노동부 고용평등정책과장,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 이형준 경총 본부장,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 윤기설 한국경제신문 기자, 조영길 I&S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이 자동차산업 지속성장과 노동유연성 확보 방안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