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는 빈 라덴이 사망 1주일 전에 녹음한 12분 37초 분량의 육성 메시지를 이슬람 웹사이트에 게재했다고 AP, AFP통신이 미국의 이슬람 온라인 감시기구 SITE를 인용, 19일 보도했다.
빈 라덴은 이 메시지에서 지난 1월 튀니지를 시작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더욱 가열찬 투쟁을 독려했다.
빈 라덴은 "혁명의 태양이 마그레브(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떠올랐다. 혁명의 빛이 튀니지에서 시작됐다. 이는 국가에 평안을 안겨줬으며 사람들의 얼굴을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당신과 함께 이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고 기쁨과 행복을 함께 나누고 있다. 당신들의 승리를 축하하며, 당신들의 순교에 신의 자비가 가득하고 상처가 치유되고 죄수들은 석방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빈 라덴은 이어 "변화의 바람은 이슬람권 전체를 뒤덮을 것으로 믿는다. 이 혁명은 빵이나 의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영광과 자존심의 혁명이고 희생과 나눔의 혁명이다."라고 강조했다.
빈 라덴은 또 "수십년간 기다려 왔던 (혁명의) 기회를 낭비하는 것은 거대한 죄악이자 엄청난 무지"라며 "우상을 파괴하고 정의와 신념을 구축하라"고 주장했다.
빈 라덴이 육성 메시지를 통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반정부 시위에 강한 지지 입장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으로 알 카에다는 중동 시위사태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반미 이슬람 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폭력만이 유일한 수단이라는 알 카에다의 기조는 평화적 시위를 통해 민주화를 달성하려는 시위대에 맞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알 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지난 2월 육성 메시지를 통해 튀니지와 이집트 시민혁명을 "미국이 새로운 친미정권을 수립하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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