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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총재 선출 어떻게 이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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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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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2007년부터 IMF총재로 활동해온 프랑스 출신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이 성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돼 18일 총재직에서 사임함에 따라 IMF가 새 '경제대통령' 선출을 위한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IMF는 24명으로 구성된 집행이사회를 조만간 소집, 총재 선출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IMF 협정에 따르면 총재는 집행이사회에서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된다.

여기서 과반수란 24명의 집행이사를 기준으로 과반수가 아니라 187개 회원국별 지분율에 비례한 투표권(voting power)의 과반수를 의미한다.

24명의 집행이사가 대표하는 국가별 투표권에 따라 50%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총재로 선출되는 식이다.

현재 IMF 회원국 가운데 미국의 지분율은 17.4%로 단일 국가로는 최대이며 일본과 독일,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이 많게는 6%에서 작게는 4%까지의 지분율로 그 다음 순위를 잇고 있다.

지분율이 1.4%인 한국은 단독 이사국 지위를 얻지 못해,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국가들과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구성된 그룹을 대표해 2년마다 호주와 교대로 집행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집행이사국이었지만 올해부터는 호주에 집행이사국 지위가 넘어갔다.

이에 비해 지분율이 높은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5개국은 단독으로 집행이사로 활동한다.

집행이사회에서 주요 의사결정은 85%의 찬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특정 의안이 채택될 수 없는 구조다.

또 유럽 주요국들이 단합해 투표권을 합치면 미국과 같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총재 선출과정에서도 미국과 유럽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IMF 협정문에 규정된 총재선출 절차는 집행이사가 후보를 추천할 수 있고 복수로 추천된 후보를 놓고 투표를 통해 선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투표절차를 거치지 않고 집행이사국들간의 합의에 따라 총재를 뽑아왔다.

합의에 따른 선출은 실질적 거부권을 가진 미국과 유럽이 막후 조율을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밀고 소수 지분을 가진 개도국이 이를 추인하는 형식이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역대 IMF총재는 유럽이,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 도맡아 온 것이 관행이었다.

IMF의 수석부총재 1명과 부총재 2명 역시 철저한 지역안배에 따라 임명돼 왔다. 유럽이 IMF 총재를 맡는 대신 수석부총재는 항상 미국의 몫이었으며 나머지 2명의 부총재는 아시아를 대표한 일본과 남미·아프리카 인사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해 2명의 부총재가 교체될 때 일본 출신의 전임 가토 다카토시 부총재의 후임으로 역시 일본 출신인 시노하라 나오유키 부총재가 임명됐고, 나머지 1명도 브라질 출신 인사를 대체해 이집트 출신인사가 임명됐다.

중국이나 인도가 부총재 자리를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미국과 유럽은 지분율이 높은 일본에 아시아몫의 부총재 자리를 계속 배정하고 있고 나머지 한자리는 남미와 아프리카 인사를 교대로 임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분율에 따른 투표권에 의거해 총재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의 입김을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신흥국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새 총재 선출을 위한 막후 협의는 종전과 같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합의도출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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