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현대차의 볼멘소리 “왜 우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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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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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외국에서는 ‘스타 대접’ 받는데 국내에서는 신뢰도가 낮다.” 올 초 신형 그랜저 신차발표회에서 현대차 한 임원은 “국내 소비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푸념이다. 그랜저는 출시 후 매달 1만대 이상 판매된다. 성공이다. 하지만 ‘국내 고객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는 만만찮아 보인다.

최근 국내-해외 판매가격 차이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정가판매제 때문이다. 딜러사 별로 할인되는 미국에 비해 한국의 소비자 가격이 비싸다는 한 국회의원의 지적이 이를 부추겼다. 요컨데 한국 소비자만 ‘봉’이란 거다.

양 국가의 판매 시스템과 사양, 브랜드 가치는 모두 다르다. 일률적으로 가격을 비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년째 이 같은 논란이 종지부를 찍지 못하는 이유다.

단적으로 이번에 지적된 정가판매제, 국내 실정에서는 옳다. 지금까지 ‘어디 가면 뭘 더 해 준다더라’는 카더라 통신이 난무했다. 제 값을 준 사람만 바보가 되기 일쑤였다. 더욱이 이를 근거로 개별 딜러들의 재량이 큰 미국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현대차에 적용된 죄목은 시장을 사실상 내수를 독과점 한 ‘괘씸죄’다. 소비자의 불만도 당연하다. . 현대차 40여 년 역사에는 이들 소비자들의 공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현대차는 내수 시장 ‘애국 고객’에서 낸 수익으로 해외 판로를 뚫었다. 국내서는 흑자, 해외서는 적자다. 물론 그 폭은 줄고 있지만. 그런 이들이 이제는 훌쩍 큰 ‘글로벌 현대’에 그 동안 참아 온 요구를 쏟아내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 현대차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점유율이 준다. 브랜드 선호도는 이보다 더하다. 젊은 사람일수록 이 경향은 빨라진다. 이 가운데 ‘한지붕’ 기아차를 필두로 한 경쟁사들의 공세도 거세다. 특히 고급차 부문에서는 수입차가 계속해서 규모를 키워 나가고 있다. 수입차 점유율 10% 고지가 코앞이다.

판매는 물론 생산까지 해외 비중이 더 높아진 현대차다. 하지만 기반이 되는 시장은 어디까지나 한국이다. 이 곳 민심을 잃으면 사상누각으로 전락한다. 깎아내리기 식 인터넷 악플을 보면 억울한 측면도 있을 법 하다. 하지만 볼멘소리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수퍼맨’이 돼야 한다. 적어도 이 곳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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