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전망 수정 의미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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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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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국책연구기관(KDI)이 올해 물가상승률을 4.1%까지 올려잡았다. 당초보다 무려 0.9%포인트나 올라간 수치다. 한국은행의 물가관리억제선인 4.0%보다도 높다. 정부 예상치(3%)와 비교하면 1.1%포인트 높게 차이가 난다.

반면 경제성장률(GDP) 전망은 4.2%로 그대로 유지했다. 예상했던 일이긴 하지만 그 충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KDI는 특히 지금과 같은 저금리(3.0%) 상태를 지속하다가는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져 거시경제정책 운용에 상당한 제약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금리 인상 압박강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소비자물가 전망치 4% 상회…왜?

KDI가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4.1%를 시작으로 2월 4.5%, 3월 4.7%, 4월 4.2%로 네달 연속 4%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연초부터 전방위적으로 물가안정대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KDI가 정책추진의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수치를 과연 제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중순부터 물가상승을 이끌어오던 농축수산물 가격은 4월 들어 다소간이나마 안정을 되찾고 있다. 그만큼 물가지표에 '4'라는 숫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적지 않다.

최근 10년래 소비자물가가 4%를 웃돈 것은 지난 2008년 4.7%를 기록한 적외는 없다.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해여서 그렇다 하더라도 경기회복이 본격화된 작년에는 2.9%로 안정을 되찾았다.

KDI 물가전망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적지 않은 압박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야 어떻든 현재로서는 통화당국의 가장 큰 책무인 물가관리 실패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현재 한은의 물가밴드(물가관리의 기준선을 최소치와 최대치내로 관리)는 3.0~4.0%다.

KDI는 "현재의 기준금리(3.0%)는 성장률 등 경제여건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이러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한 물가상승 기대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물가안정목표제'의 핵심이 중앙은행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이고, 이같은 신뢰를 경제주체에게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기준금리의 조정'"이라고 한은을 몰아부쳤다.

▲KDI 경제전망(단위: %)
◆ 임금상승률이 관건…GDP는 4.2% 유지

KDI가 올해 물가에서 주목하는 게 '임금상승률' 수준이다. KDI는 소비자물가가 그동안의 공급측 상승요인에 수요측 요인이 결합되면서 '매우'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KDI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제해 왔던 임금상승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상승 기대가 확산되면 임금상승 요구가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KDI가 적정 임금상승률 수준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나리오별로 올해 4.5%까지 물가상승을 전망하기도 했지만, 최악의 경우를 상정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수치까지 오를 가능성은 적다고 KDI는 분석했다. 그러나 이미 시행중인 가스요금 연동제에 이어 7월부터는 전기요금 인상까지 예고되는 등 공공요금 인상이 서비스 요금 인상 도미노로 이어질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DI는 올해 수출 증가율이 12%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초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 대기업들은 호황을 지속하고 있지만,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은 그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간소비는 지난해 11월 전망치(4.1%)보다 0.6%포인트 낮춰 3.5% 증가하는 데 그치게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과 서민층에게는 치솟는 물가에 반해 임금상승 억제에 따른 가처분 소득 감소라는 우울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한편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4.2%를 유지했다. 수출이 예상했던 것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IMF(국제통화기금)를 비롯한 주요 전망기관들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KDI 전망에 대한 주요 전제조건인 원유도입단가는 올해 연평균 105달러 내외로 작년보다 약 35% 올라간 수준이다. KDI는 올해와 내년 원화가치는 연평균 4~5% 절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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