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하안이 확정되면 리베이트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경우 연간 수백억원의 경영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신호탄이 돼 향후 리베이트 근절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아제약은 이번 조치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됨으로써 지금까지 고수해 온 제약업계 1위를 내줄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급평위)가 지난 19일 약가인하를 결정한 약품 131개 품목에 동아제약의 매출 1위 품목 스티렌과 종근당의 매출 1위 품목 딜라트렌이 포함됐다.
특히 두 의약품은 약가인하폭이 상한선인 20%로 결정됐는데, 스티렌의 경우 현재 가격이 한알당 231원에서 184.8원으로 인하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스티렌과 딜라트렌은 각각 지난해 매출 877억원, 671억원에서 연간 175억원, 134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더욱이 스티렌은 이번 리이베트 파동으로 타격이 클 전망이다. 이 약은 동아제약이 2002년 자체 개발해 출시한 천연물신약이지만, 신약일지라도 리베이트에 기댈 경우 가차없이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된다는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동아제약과 종근당은 이번 리베이트 약가연동 대상에 포함된 의약품이 각각 10여개 품목과 16개 품목으로 매출 손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종근당의 경우 딜라트렌 외에도 지난해 매출 226억원을 기록해 매출 3위 품목인 고지혈증약 ‘리피로우’까지 인하대상에 들어갔으며 또 다른 고지혈증약 ‘심바로드’ 역시 약가인하폭이 20%로 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제약은 추가적인 인하 품목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보건소 등에서 주로 처방되는 항혈전제 ‘플라비톨’(매출 436억원), 고지혈증약 ‘리피논’(409억원), 혈압약 ‘오로디핀’(289억원) 등이 포함될 경우 매출 타격이 더 늘어날 수 있다.
한편 동아제약은 지난 20일 약가 인하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하루 만에 6.34% 떨어진 9만4천600원를 기록하며 최근 1년간 최저가를 기록했다.
앞서 19일 급평위는 리베이트 제공 혐의가 드러난 동아제약, 구주제약, 영풍제약, 일동제약, 한국휴텍스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등 7개 제약사의 약품 131개 품목에 대한 약가 상한선 인하를 결정했다.
이번 약가 인하는 지난 2009년 8월 보건복지부가 의약품 유통질서 문란행위 적발시 해당 의약품의 약가 상한액을 인하하기로 방침을 정한 뒤 첫 적용사례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한 제약업체가 블록버스터급으로 불리는 매출 100억원대의 약을 개발하기 위해 수년의 시간과 엄청난 개발비용이 소요되는데 이런 성과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것”이라며 당황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리베이트 약가연동 첫 적용 외에도 향후 추가적인 약가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제약업계 환경이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허탈해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조만간 보건복지부의 정식통보를 받으면 정확한 매출손실 등을 분석해 볼 계획”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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