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진은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서 자신처럼 마음을 거절당한 여주인공이 복수심에 남주인공이 아끼는 닭을 괴롭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애정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고, 구애정은 소설의 결말을 알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전자책 ‘동백꽃’을 읽는다.
소설의 내용을 드라마 속 상황과 연결시킨 익살스러운 설정은 전자책 ‘동백꽃’의 인기로 이어졌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방송 직후인 18일 밤부터 20일 오전까지 전자책 ‘동백꽃’이 170여 권가량 다운로드됐다고 밝혔다. 방송 전까지 다운로드 횟수는 하루 평균 1권 미만이었다.
알라딘 관계자는 22일 “드라마의 내용에서 ‘동백꽃’의 비중이 큰 데다 특히 주인공이 전자책으로 직접 읽는 장면이 등장해 판매가 늘었다”며 “드라마의 시청률이 올라갈수록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출판 시장에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드라마에 등장한 책이 인기를 얻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달 초에는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가 MBC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출판사 편집장인 남자주인공(김석훈)이 아끼는 책으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서점 예스24와 알라딘에 따르면 방송 이후 ‘노인과 바다’는 방송 전보다 하루 평균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까지 판매가 늘었다.
이와 같은 드라마 효과를 무엇보다 톡톡히 누린 책들은 바로 올해 초 끝난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등장한 책들이다.
‘시크릿가든’에서 주요 모티브로 등장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방송 2주 만에 3만 권이 팔려나가는 등 폭발적인 판매 증가세를 보이며 출간 5년 만에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이 드라마에서는 김남일의 ‘천재토끼 차상문’, 김경욱의 ‘동화처럼’, 황동규의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등 소설과 시는 물론 인문서인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까지 여러 권의 책들이, 작품 속 주인공이 잠시 들고 있거나 서재에 꽂혀있는 것만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에 앞서서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등장한 미카엘 엔데의 동화 ‘모모’가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