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1원 급등...유로존 위기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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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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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5원 이상 급등한 것은 일차적으로 그리스의 채무조정 우려 등 유로존 위기를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이날 유럽발 악재로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며 코스피 폭락과 환율 급등(원화값 하락)을 야기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1원 급등한 1097.90원에 장을 마감했다. 15원 이상 환율이 급등한 것은 지난해 11월 26일 21.7원 폭등한 이후 약 6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 주말보다 4.2원 오른 1087원에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그리스 채무조정에 대한 우려에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낸데다 뉴욕 주가 하락, 코스피 2.64% 급락 등과 맞물려 상승폭을 높였다.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해 환전 수요가 발생한 점도 환율 상승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환율 급등은 지난 20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3단계 하향조정하는 등 그리스 채무조정에 대한 우려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것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의 5월 PMI(구매관리자지수)가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데다 스페인 집권 사회당이 금융위기 대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달러 강세를 불러온 요인으로 풀이된다.

국내적으로는 이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글로벌 환경이 정상화돼야 4%대의 금리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원화값 하락을 촉진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초반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평소보다 많이 유입됐으나, 환율이 1090원대를 넘어서자 매도했던 달러 재매수가 대거 유입되며 급등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4000억원 정도의 주식을 팔아 치우는 등 8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해 외환시장에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095원대가 무너지자 환율시장이 급격히 반응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 외환전문가는 “유로존의 재정불안은 이미 시장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환율 상승은 일시적인 조정국면으로 해석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로존 불안이 확산되며 런던시장과 뉴욕시장에서 숏커버(매도했던 달러 재매수)를 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강한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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