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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파스님/안심료.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경남 양산 통도사 서운암 원로 성파스님(72)이 25일부터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칠화전'을 선보인다.
성파스님은 전통 제지술과 천연염색으로부터 도조 팔만대장경 제작에 이르기까지, 그의 전통 공예에 대한 천착은 범인의 수준을 뛰어넘은지 오래다.
1960년 월하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성파 스님은 1980년대 통도사 주지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지냈으며, 1986년부터 통도사 서운암에 기거하면서 주변을 들꽃 동산으로 만들고 불교문화와 전통공예를 접목시킨 작품을 발표해왔다.
특히 서운암에 머물면서 전통장을 담궈 대중과 소통하면서 유명해졌다. 전통천연염색인 쪽 염색을 시작으로 예술에 심취한 스님은 지난 2000년, 팔만대장경을 그대로 도자기에 옮겨 구운 '십육만도자대장경'을 발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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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파스님 |
1983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국내외에서 10여차례 전시활동을 해온 스님은 옻을 이용한 작품활동으로 '옻칠 연구가'로도 알려져있다. 해인사팔만대장경도 옻칠을 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칠화를 이용한 작품은 색깔의 우러남이 돋보이는 전시다. 3년간 작업한 길이 6미터 이상의 대작 3점을 포함 20여점의 칠화 작품을 소개한다.
작업과정은 곧 수행이다. 작품은 알루미늄 판을 상처 내어 바닥처리하고 부드러운 기와 가루와 옻을 섞어 발라 견고하다. 삼베를 바르거나 반복해서 칠한다.
칠문화는 ‘꿈에 스님만 봐도 옻이 오른다’는 옛 속담이 있을 만큼 전통적으로 사찰과 밀접했다.
이번에 전시하는 칠화 작품은 칠공예를 탈피, 회화적 특성을 강조하여 칠재료의 조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적 묘사와 원색의 자유분방한 화면과 깊이있는 색감, 유화같은 독특한 효과를 보인다.
'백제의 미소'는 석불의 질감을 절묘하게 표현했고, '선방'은 건물의 벽면, 지붕, 석축 등 명암과 색상의 대비를 통하여 화면의 깊이를 자아낸다.
밝은 부분은 계란껍질을, 어두운 부분은 오리알 껍질을 붙여 농담의 차이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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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파스님/화중연 |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전시 서문에서 "유화는 겉에서 드러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칠화는 속에서 우러나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유화는 덧칠하면서 표현하지만, 칠화는 덧칠한 부분을 깎아내면서 표현한다"며 "내부의 아름다움이 우러나는것이 칠화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파 스님은 21세기 칠 문화 중흥의 선도자"라며 "수천년이 지나도 변색이 되지않는 칠화야말로 국제경쟁력 있는 우리의 문화"라고 밝혔다. 전시는 30일까지. (02)73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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