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이슈&진단> IMF총재 '칸의 몰락'과 중국의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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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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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신호탄은 전혀 예상치 못하게 엉뚱한 곳에서 쏘아올려졌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난 18일 성추행 혐의와 관련해 총재직을 사임한다고 밝힌 뒤 한 중국 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적은 글이다.

이 네티즌은 "칸의 추락은 유감스런 일이지만 이는 분명 IMF체제개혁의 촉진제가 될 것이며 앞으로 개혁작업이 합리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칸총재의 중도낙마와 관련한 중국 정재계의 관심은 칸 개인의 스캔들과 낙마하게 된 배경, 혐의의 사실 여부 보다는 칸의 퇴임으로 인해 향후 IMF체제개혁이 어떤 행로를 겆게될지에 쏠리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칸 총재의 낙마로 IMF에서의 중국 위상과 역할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가 중국 정부의 최대 관심사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칸 총재의 퇴임으로 IMF 효율적인 운영에 차질이 생기게 돼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간단히 공식 입장을 표명한 저우 총재는 곧바로 "20개국(G20런던회의)은 이미 IMF 집행부의 투명한 선출에 인식을 같이했다"며 다음 총재에 또다시 유럽인사를 내세우려는 유럽을 겨냥했다.

저우 행장의 이런 발언에는 '포스트 칸'에 자국인사를 내세우려는 속내가 담겨있다. 그는 누구든 한 집단을 이끄는 사람은 도덕성과 능력과 근면과 업적(德能勤績)등의 덕목을 겸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저우 헹장이 거론한 '덕능근적(德能勤績)' 가운데 첫번째 덕목인 도덕성이 바로 이번 칸 총재의 퇴임과 직접 관련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어 저우 행장은 새로운 IMF 집행부는 세계경제 환경의 변화와 신흥마켓의 대표성을 반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형태로든 브릭스 국가들이나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신흥국가들이 IMF의 이번 새 집행부 구성과정에서 종전보다 개선된 역할을 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춘 것이다.

중국이 바라는 IMF체제개혁의 주요 관심사는 자국을 포함한 신흥마켓의 분담금과 투표권을 높이는 것이다.

IMF는 그동안 구미 선진국이 지배권을 행사해왔지만 중국과 신흥국의 경제 도약으로 세계 경제환경이 달라진 만큼 이제 비서방국들의 역할이 강화되야한다는 것.

이미 2010년말 합의에 따라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4개국 투표권은 10위안에 진입하게 돼있고 특히 중국의 투표권은 3위에 자리매김하게 된다.

중국은 총재를 포함한 IMF집행부가 기구 체제개혁에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보고 칸 총재 뒤를 이을 새로운 총재 선임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인 중국의 런민왕(人民網)은 이에대해 국제금융 기구에 있어 그동안 IMF는 유럽, 세계은행은 미국이 수장을 맡는 나눠먹기 관행이 고착화됐다고 이를 개선해야한다고 밝혔다.

'워시환상왕(我喜歡上網 나는 인터넷이 좋아)'이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유럽이 '관례'를 내세워 후임을 내세우려하지만 이번에야말로 신흥국 출신이 대표를 맡을 기회"라며 "이번 칸 총재 스캔들은 결국 하늘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칭화대의 한 교수는 "IMF체제개혁은 거역할수 없는 대세"라며 "칸 총재의 후임이 누구냐에 상관없이 변화는 피할수 없는 것이고 시류에 순응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당장은 IMF 총재를 배출하는 것이 불가능하겠지만 이번 '칸 총재 사태'를 계기로 IMF체제 개선과 중국의 기구내 위상 강화 움직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관련, 런민일보는 시론을 통해 IMF의 합리성을 증강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신흥마켓이 경제력 향상에 걸맞게 책임을 떠안는 동시에 마땅한 권리를 부여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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