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금융 2년만에 '천덕꾸러기'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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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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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정부가 지난 2009년 1월 '녹색금융’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면서 금융권에 녹색바람이 불었으나 2년여가 흐른 지금 녹색금융 상품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주요 시중은행권의 녹색금융상품은 판매가 지지부진하거나 아예 중단됐다.

녹색금융은 자원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환경을 개선하는 산업을 지원하거나, 환경 파괴에 자금이 공급되는 것을 차단키 위한 감시활동 등 2가지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전자에 해당하지만 사실상 민간 부문의 녹색금융산업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녹색성장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2009년 10월 '녹색성장대출'을 출시했으나 올해 4월말 기준으로 555억원의 잔액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나은행은 2009년 4월 에너지 절약, 친환경 생활태도 실천고객에 대해 신용대출 금리 0.3%를 우대해 주는 '-0.3°C 대출'을 출시했다. 하지만 출시 2년째인 올해 4월말 대출 잔액은 812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시 한 달만에 60억원 이상의 잔액을 예치한 스마트폰 전용상품 '나의 소원 적금'에 비하면 상당히 성장이 느린 것.

KB국민은행의 '와이즈그린(WiseGreen) e-공동구매정기예금'은 만기이자(세전)의 1% 해당금액을 은행 부담으로 녹색성장 관련단체에 기부하는 정기예금 상품이다.

지난해 10영업일간 특별판매를 통해 4726좌, 449억8000만원을 신규 예치했다. 반면 지난해 가을 출시된 'KB Smart★폰 예·적금'은 출시 한 달만에 1만좌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우리은행의 '저탄소 녹색통장'도 지난 2008년 8월 출시 이후 2년여가 지난 현재 13만9000좌와 취급액은 2489억원을, 2009년 9월 출시된 '우리사랑녹색기업대출'은 100건에 51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지원하는 상품도 많이 등장했으나 신한은행의 '솔라파워론'의 취급액은 488억원, 외환은행의 '마이솔라파트너론' 역시 240억원, 우리은행의 '우리그린솔라론'도 98건에 757억원 수준이다.

지난 3월 녹색금융협의회에서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오픈한 '녹색종합금융포털'도 이슈 업데이트가 3월 이후로 되지 않고 있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등은 민간 영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다하고자 자발적으로 녹색금융산업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가 사실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정책을 많이 내놨지만 민간에서 소극적인 이유는 아직까지 국내 금융산업이 녹색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낮은 데 따라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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