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의 차기 버전과 삼성 ‘갤럭시탭 10.1’이 또다시 맞불을 놓게 된다면 지금까지 4번째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되는 셈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6일 애플 개발자회의(WWDC)에서 ‘아이폰’ 신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갤럭시탭 10.1’은 8일을 기준으로 공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탭 10.1 공개는 8일로 예정됐지만 내부 일정에 따라 조금 당겨지거나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애플의 주력 신제품 출시는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거의 동시에 진행됐다.
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개발자회의에서 ‘아이폰4’가 공개되고 난 뒤 6시간 후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의 런칭 행사가 열렸다.
같은 날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양 축이 진검승부를 벌인 것. 삼성은 이미 싱가포르와 스위스 등지에서 런칭 행사를 진행한 바 있었지만 삼성의 본거지가 한국인만큼 이날 행사는 더욱 의미가 깊었다.
같은 해 11월4일에는 애플의 첫 SSD 맥북 ‘맥북에어’와 삼성의 첫 태블릿PC ‘갤럭시탭’의 국내 런칭이 또 겹쳐졌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는 7인치 ‘갤럭시탭’ 미디어데이 행사가 개최되는 동안 애플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맥북에어’를 선보이며 국내 출시 일정을 발표했다.
삼성과 애플의 질긴 인연은 지난달 ‘갤럭시S2’와 ‘아이패드2’에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지난달 28일 ‘갤럭시S2’ 미디어데이를 개최하며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애플은 바로 다음날인 29일 ‘아이패드2’를 국내에 출시하며 국내 사용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삼성과 애플의 이러한 전략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양분된다.
동시 출시를 통해 사회의 이슈를 선점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경쟁에서 밀릴 경우 재기의 기회를 쉽게 잡기 쉽지 않다는 단점도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 중인 양대 사업자의 치열한 눈치싸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 측은 경쟁사의 일정은 제품 출시 시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 주요한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들의 일정은 모두 내부 개발 로드맵과 이동통신사와의 협의 결과를 중심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역시 타사의 출시 일정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설명대로 우연의 일치라고 해석하기에는 너무나 필연적인 결과”라며 “양사의 진심이 어떻든 당분간은 이미 익숙해진 제품 주기를 거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