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 5개국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이젠 유럽이 지배하는 IMF의 진부한 전통이 끝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브릭스는 유럽 고위직 관리들이 IMF 수장은 자동적으로 유럽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후보는 국적이 아닌 능력에 기초해 선발돼야 한다"며 "IMF의 수장이 유럽에서 나와야 한다는 쓸모 없는 불문율은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 유럽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유럽연합(EU)의 지지 합의를 통해 25일 IMF 총재직 입후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랑수아즈 바루앙 프랑스 정부 대변인이 "(IMF 새 총재직 후보에 대한) 유럽의 합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은 라가르드 장관 임명에 호의적"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은 IMF 차기 총재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IMF의 리더십에는 신흥국의 높아진 위상이 반영돼야 한다"면서도 새 총재가 신흥국 진영에서 나와야 한다고는 주장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샤빙 인민은행 고문은 로이터에 "중국은 IMF 총재직보다는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IMF 투표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IMF 총재가 누가되든 중국은 지분을 확대해 목소리를 키우는 것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IMF 투표권은 기금 출자금에 비례한 지분율로 결정되는데 신흥국의 지분율은 유럽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더구나 일부 신흥국은 할당받은 출자금을 내지도 않고 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브릭스가 한 목소리를 낸 것과는 달리 신흥국 진영에서는 유력한 단일 후보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IMF 안팎에서는 신흥국 출신 총재의 선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흥국 진영에서는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와 그리고리 마르첸코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총재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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