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2010년부터 3500㎞ 운행후 점검하던 KTX 전동차의 정기점검 주기를 5000㎞ 운행이후로 연장했다. 또 전기 분야의 경우 격주마다 점검해야할 신호설비를 매월 점검하는 것으로 점검주기가 늘렸고, 무선설비와 역무자동설비 점검 역시 월 1회에서 3개월에 한 차례로 변경했다.
이같이 코레일이 차량 및 전기분야에 대한 정기 점검주기를 연장한 것은 지난 2009년 3월 현 허준영 코레일 사장이 취임한 이후 공기업 선진화를 명분으로 실시한 인력감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레일은 허 사장 취임 후 지난 2009년 4월 인력 5115명을 일괄 감축했고, 2012년까지 초과 현원을 정리하기 위해 철도내 각 분야에서 현업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09년 감축된 5115명의 보직을 살펴보면, 보수업무 등 시설(989명)과 전기(766명) 분야 인원이 1755명, 차량 담당 인원이 1203명에 달하는 등 현장 유지 보수 인원이 58%에 달하고, 나머지 감축자 2157명은 운전 및 역무, 열차승무 업무 종사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유지·보수분야 현장 인력이 부족해 정기 점검 주기와 거리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고장 및 사고가 급증했다는 얘기다.
더욱이 코레일은 KTX의 사고 및 고장이 잇따르자 지난달 14일과 이달 12일 'KTX 안전종합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 대책에는 견인전동기 등 11개 고장 우려 부품 교체와 KTX 운행량 감축 등의 방안만 '두리뭉실'하게 들어있을 뿐, 이를 실질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인력과 외주, 점검주기 조정 등 운영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책은 전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코레일은 아울러 KTX의 잦은 고장 원인에 대한 자료를 언론에 제보한 내부 고발자에 대해 감사실이 나서 수차례 감사를 실시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은폐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철도노조 백성권 홍보팀장은 “허 사장이 경영평가를 잘받기 위해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비·보수 인력을 대폭 감축하면서 사고·고장이 급증했다"면서 "회사측은 내부 제보자에 대한 감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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