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로이터에 따르면 시라카와 총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일본 경제가 침체 후 급격한 회복을 의미하는 'V'자 회복세를 띠지는 않겠지만, 올해 하반기 강력한 회복세를 느낄 수 있는 조짐들이 여럿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아직 향후 경제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제조업 경기의 침체가 지속되면, 가계소비와 기업투자도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카와는 특히 "BOJ는 일본 경제에 닥칠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대지진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양적완화 조치를 더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BOJ는 지난 3월 11일 대지진 발생 직후 국채와 채권 등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10조 엔(1220억 달러)으로 두 배 증액한 바 있다.
시라카와는 또 다음달 열리는 금융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는 대지진 피해 복구를 지원하는 동시에 일본의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의회의 국채 매입 요구에 대해서는 기존의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 의회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재건비용 조달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이를 BOJ가 직접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라카와는 일본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 시장의 불안만 부추길 것이라며 맞서 왔다.
그는 "제로(0)에서 뭔가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요술지팡이는 없다"며 "경제를 부양하면서 동시에 공공부채를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재건 지원을 위한 추가 부양 조치로 상당수 금융통화정책결정회의 위원들은 시중은행들의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에 대한 대출을 장려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3조 엔인 한도가 거의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라카와도 이날 대지진 피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프로그램을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다음달 금융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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