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던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23일부터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실시된 ‘5·6개각’ 대상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로 ‘반환점’을 돌았다.
그러나 당초 “후보자들이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고 자신했던 청와대는 시간이 갈수록 표정이 굳어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후보자 검증을) 철저히 한다고 했는데 당 쪽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 않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청와대 내엔 장관 후보자들이 "청문회를 무난하게 끝냈다"는 상반된 평가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쌀 직불금 부당수령 등에다 자질시비까지 불거지면서 여당(한나라당) 내에서마저 부적격 의견이 나오고 있다. 24일로 예정했던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서 후보자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유보된 것도 이 때문이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에 다닌 사실이 부각되면서 여권 관계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취임 초 이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맥)’ 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유 후보자가 자기검증서를 제출한지 불과 나흘 만에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사실은 청와대 인사검증체계의 부실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믿었던 박재완 후보자도 아들의 고급 자동차 소유와 편법 증여 의혹 등으로 ‘빨간불’이 켜졌고, 26일 청문회가 열리는 이채필 고용노동부·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 또한 이런저런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낙마자가 1명이라도 나온다면 이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이번 개각 인선을 주도한 임태희 대통령실장 책임론이 다시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임 실장은 작년 말 단행된 ‘12·31개각’과 관련해 연초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로 한 차례 인사 책임론이 불거진 바 있다. 또 4·27 분당을 재보선 패배 뒤엔 스스로 ‘거취 정리’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이 대통령의 강한 신임 아래 계속 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여야 모두 원내 지도부가 새로 들어선 데다 당에선 선명성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평소 같으면 넘어갈 일도 지금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청와대는 (야당의) ‘결정적 한방’이 없다고 안도할 게 아니라 더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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