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가능성 印尼보다 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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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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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채상한 인상 美 정치권 '벼랑끝 전술'…시장 우려 자극<br/>CDS 프리미엄 6거래일만에 3배↑…인니·슬로베니아보다 높아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가 최근 인도네시아나 슬로베니아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채 상한 인상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미 정치권이 시장의 불신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과거에는 생각조차 못했던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해 시장이 부쩍 경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원하는 만큼 찍어내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시장이 미국의 지불능력을 의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1년 만기 미 국채의 디폴트 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최근 6거래일간 3배 가까이 급등, 인도네시아와 슬로베니아보다 높아졌다. 1년 안에 미국이 디폴트 사태에 처할 위험이 두 나라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FT는 공공부채 상한 인상을 두고 '벼랑끝 전술'을 펴고 있는 미 정치권이 시장의 우려를 촉발시켰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은 오는 8월 초까지 공공부채 상한이 인상되지 않으면 디폴트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은 공공연히 재정적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 없이 부채 상한을 인상하느니 디폴트를 선언하는 게 낫다며 맞서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헤지펀드 운용자였던 스탠리 드러큰밀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백악관이 며칠간만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면, 공화당의 재정감축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밀러는 공개적으로 베이너를 지지하고 있다.

FT는 미 의회가 기술적인 디폴트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세와 재정감축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디폴트 사태가 장기화해 대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추락하고, 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팔아치우며 수익률을 천정부지로 띄어올릴 게 뻔하다.

FT는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아직 CDS시장에서만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미 정치권의 벼랑끝 전술이 이어지면 디폴트 공포가 조만간 채권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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