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중국경제> 중국 경제 발목 잡는 '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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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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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GDP 0.4%p 잡아먹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속속<br/>장기적으로 청정에너지 투자 통해 전력난 해소 기대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지난 2004년 이래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전력사용량 비수기인 3~4월에 이미 전력난이 발생했으니 전력 사용 피크기인 6~7월에 접어들면 4000만kW의 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돼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제한 송전에 들어가는 등 전국적으로 ‘절전’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전력난, 이른 바 ‘덴황(電荒)’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올해 3월 들어서부터 발생한 중국 전력난은 현재 베이징 주변부를 비롯해 상하이·장쑤·저장·안후이·후난·허난·장시·충칭 등 10개 지역으로 확산됐습니다. 국가전력망공사에서는 전력난이 내후년까지 지속돼 2012년에는 전력부족량이 4900만kW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죠.

이러한 전력난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석탄 가격 상승입니다.

중국 국가전력망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중국 석탄가격의 바로미터인 친황다오(秦皇島) 석탄 표준가격이 150% 가량 올랐습니다. ㎏ 당 5000킬로칼로리(Kcal)를 내는 발전용 석탄 가격은 지난 해 동기 대비 90위안 올라 730~740위안 선에서 거래되고 있죠.

석탄 가격 상승이 전력난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바로 중국은 전체 전력의 70%를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석탄가격이 상승하면 화력발전소에서는 비용증가를 이유로 전력가격을 인상 조정하는 게 당연한 이치죠. 그러나 중국 정부에서 물가 상승을 이유로 전기료를 인상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이래 중국의 석탄가격은 150% 뛴 반면 전기료는 겨우 32%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이로 인해 화력발전소에서는 발전기를 많이 돌리면 돌릴수록 적자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전력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화넝(華能)·다탕(大唐)·화덴(華電)·궈덴(國電)·중덴(中電) 등 6대 전력기업은 화력발전 사업 부문에서 총 105억70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죠.

발전의 원료인 석탄가격이 치솟자 화력발전소에서는 시설점검 등을 구실로 전력 발전량을 줄이는가 하면 창고에 쌓아둔 석탄을 몰래 시장에 내다 파는 기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또 일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잇따르면서 수력발전소까지 제구실을 톡톡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창장(長江) 중류는 수위가 2.5~5.6m로 이미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싼샤댐 수력발전소의 발전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줄었습니다.

여기에 철강·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전력사용이 급증한 것도 전력난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시멘트 및 건자재, 유색금속 제련, 철강, 화학공업 등의 올해 연간 전력 사용량의 중국 전체 전력 사용량의 32.3%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정부는 △전력 피크 타임의 송전 제한 △가로등 조도 조절 △ 에너지 다소비 공장 퇴출 △경유 수출 중단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력 부족난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현재 중국 정부의 과도한 전력비용 제한이 전력난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가 전기료 규제에서 손을 떼고 자유로운 시장 가격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전력난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이 될 까봐 전전긍긍해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위안화 절상, 인건비 비용 인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전기료까지 오르면 부담이 불어날 것을 걱정하는 딜레마에 빠져있지요.

전력난이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한 보고서도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싱예(興業)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여름 전력부족량이 3000만kW에 달할 경우 중국 공업생산액이 3.6% 포인트 감소하고 결국 국내총생산(GDP)이 0.4% 포인트 줄어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중국이 이 심각한 전력난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미국 퓨자선재단으로 부터 중국 청정에너지 투자가 2009년 미국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 해에는 544억 달러로 전년보다 39% 급증, 2년째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청정에너지 투자로 중국이 장기적으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춰 전력난을 해소하고 환경오염도 줄이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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