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담합판결에 강력 반발… 법적대응 불사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공정위의 담합판결에 대한 정유사의 반발이 거세다.

26일 공정위가 총 4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 정유사는 담합사실을 전면부인하고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유사 공동으로 법적대응을 준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담합한 사실이 없으며 향후 대응절차는 검토 후에 확정할 예정”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현대오일뱅크는 “한번도 담합한 사실이 없다”며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S-OIL도 “공정위 의결서를 받아보고 면밀히 검토한 다음에 대응책을 찾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관되게 말해 왔듯이 이 건과 관련해 담합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상대적으로 잠잠하다. “의결서 받으면 내용을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전날 공정위의 전원회의에서도 별다른 소명을 하지 않고 담합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업계는 GS칼텍스가 자진신고자 과징금 감면제도인 리니언시를 했을 것으로 지목해왔다.

이와 관련 이번 담합조사가 GS칼텍스측 전 직원의 진술을 토대로 이뤄진 것이 알려지면서, 다른 정유사들은 조사 신빙성을 문제시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 임원이나 경영진도 아닌 전 영업직원 개인의 진술에 의존해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정 정유사 전 직원에 대해서도 해당 진술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유사는 기름값 100원할인에 이어 이번 과징금까지 떠안게 돼 경영부담이 커졌다. 앞서 100원할인에 따른 총 손실액이 7000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과징금까지 합하면 모두 1조1000억원을 상회하는 손실이 예상된다. 업체별로는 SK 1379억원(SK 512억원, SK이노베이션 789억원, SK에너지 77억원), GS칼텍스 1772억원, 현대오일뱅크 744억원, S-OIL 452억원 정도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정유사가 공정위 판결에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정해진 기한에 따라 과징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더욱이 소송은 통상 수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재판에 승소하더라도 과징금을 돌려받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과징금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는 적기 때문에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원은 “처음에 1조에서 6000억원, 최종 4000억원까지 예상보다 과징금이 줄었다”며 “그런 부분에서 부담이 줄었으니 과징금 이슈에 영향을 받겠지만 유가도 반등하고 있어서 치명적인 영향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