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정상회담] 3대세습 뒷받침할 제2·제3의 개성공단, 나진과 황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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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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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식 개혁개방 확대 시동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1년에 걸쳐 3번의 방중과 북중정상회담을 반복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현실적인 경협성과를 얻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북한은 이번 북중정상회담에서 나진시와 황금평 개발을 골자로 한 중국측의 원조를 얻어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제2, 제3의 개성공단일 뿐, 본격적인 개혁개방의 시작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평이다. 김정은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의 권력이양을 앞두고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 절실한 물질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금평과 나진시 개발은 북한의 '개혁개방 확대'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북한은 나선에서의 항구이용권을 중국에 임대하는 과정과 황금평의 공장부지를 임대하는 과정에서 그 대가로 수억달러 규모의 현금 혹은 현물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중국의 업체들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인건비와 부대비용 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북한은 중국기업에게 개성공단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지대 안에서 유선전화는 물론 인터넷과 휴대폰 이용이 가능하고, 제조업체 외에 금융기관도 들어올 수 있게 했다.

외자기업이 자율적으로 북측 근로자를 고용·해고할 수 있게 했고, 투자자가 자산을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게 하는 등 사유재산권도 보장되며, 중국 각 지방의 경제개발구처럼 법인이나 개인의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선특구(총면적 470㎢)는 석유화학·자동차·기계·조선 등 중화학공업과 컴퓨터·통신장비·생물의약 등 첨단기술산업, 물류산업 등을 위주로 육성하고 황금평(16㎢)은 임가공을 중심으로 한 경공업단지로 개발될 방침이다.

◆창지투개발 성공의 필요조건 나선

나선개발은 북중경협의 핵심인 중국의 창지투(창춘•지린•투먼•長吉圖) 개발 프로젝트에 연계돼 있다. 중국은 창지투 계획에 오는 2020년까지 457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며, 이 과정에서 큰 프로젝트들을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북중 양국은 오는 30일 경제개방특구로 지정한 나선시와 중국 접경도시인 훈춘(琿春)의 53㎞ 구간 도로 착공식을 양국 최고위층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 측은 동북3성이 중국은 물론 아시아ㆍ태평양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물류 전진기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북한 나선항이 그 관문이 될 수 있다. 그 대가로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부두 개발 투자를 포함한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 및 중국 기업 진출이라는 혜택을 볼 수 있다.

실제 올 초 중국산 석탄이 훈춘 해관을 거쳐 나선항으로 옮긴 뒤 화물선으로 상하이로 첫 출항했고 희토류ㆍ의약품ㆍ식품가공ㆍ기계제조 등 다양한 업종의 중국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지투 개발로 인해 라진항의 인프라가 개선되고 물류기지로서의 기능이 확대되면, 북한의 라진•선봉 일대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설 수 있다. 창지투 개발과 연계해 라진•선봉의 개방이 결실을 거두게 되면 북한측으로서는 산업, 관광, 물류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1월 라진•선봉이 특별시가 된 후 통관이 빨라지고 법이 변하는 등 경제여건이 많이 개선됐다. 다만 외환이나 금융분야에서는 아직도 초보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에 나진 1호부두를 임대한 상황이며 앞으로 9호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개발권을 매개로 서구 자본도 끌어들일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는 것.

◆황금평, 임가공 산업단지로

북한은 지난해 황금평 특구법을 마련하고 단둥화상해외투자유한공사와 50+50 임대조건으로 개발권 양도계약을 체결했다. 50년간 임대하고, 중국이 원할 경우 50년 더 임대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압록강 신대교 접점인 단둥 신구 궈먼만(國門灣) 개발과 연계해 황금평 일대를 개발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오는 28일에 북한 신의주 압록강변의 황금평을 중국 주도로 임가공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착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황금평 개발은 나선항 특구 개발과 함께 북중 경협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의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과 북한 외자유치를 담당하는 합영투자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개발방안을 주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당초 중국이 지분 100%를 투자하기로 했으나 그 대가로 북한이 황금평의 50년간 임대료를 중국에 일시불 현금으로 요구하면서 한때 이견이 생겼다”며 “결국 북한이 해외 북한인들의 자금을 모아 지분 40%를 참여해 공동개발하는 쪽으로 절충안을 내면서 임대료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행정특구처럼 독립된 황금평의 관리권을 누가 행사하느냐를 놓고도 양측이 옥신각신해왔으나 이번에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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