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은 최근 중동의 활발한 투자와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플랜트 수주를 확대해 왔다. 2010년 세계 시장점유율 6%로 세계 6위 수준에 올랐다.
하지만 원천기술과 핵심기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외화가득률이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에 다른 산업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기자재 국산화 및 조달률 향상이 시급한 이유다.
26일 한국산업연구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플랜트사업의 외화가득률은 30% 불과한 실정이다. 선진국은 45% 수준의 외화가득률을 보이고 있다.
다른 수출 산업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 자동차산업은 외화가득률은 73%이다. 조선은 68%, 반도체는 50%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플랜트 기자재의 낮은 국산화율 때문이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이하 기산진)가 2009년 우리 기업들이 수주한 해외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국산 기자재 조달률이 평균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쟁국인 중국은 51%, 일본은 50%에 달한다.
부분별로는 발전·담수부분(57.6%)에 제외하고 대부분 낮은 수준이다. 급성장하고 있는 오일-가스(25.4%), 해양부분(35.8%)도 저조했다. 드릴십·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등 해양플랜트 및 석유화학의 핵심기자재 대부분도 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자재 국산화와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없다면 중국과 일본과의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플랜트 기자재산업의 문제점은 △핵심기자재 부분의 낮은 기술경쟁력 △글로벌 마케팅 역량 등 해외시장 진출기반 취약 △국산 기자재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험·인증 등 인프라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인 FPSO의 경우 기자재 국산화율이 평균 20% 내외이며 핵심기자재는 대부분 외국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드릴십, FPSO 등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카고 펌프(탱트 안 원유를 끌어올리는 역할 담당), 가스압축기 등은 국내 개발·생산 실적이 전무한 형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이 기자재업체들과 손잡고, 기자재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한 우리 기자재기업들은 기술수준에 비해 기자재 수출 마케팅에 필요한 기술자료 문서화역량이 취약하고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에 대한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핵심기자재의 성능 시험, 신뢰성 평가, 공인인증 등 상용화와 수출에 필요한 인프라가 절대 부족하다. 한국기계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엔지니어링업체들이 국산 기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국제적인 품질·인증 미확보’(63.1%)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 선도가 가능한 핵심기자재 중심으로 기술개발, 외국기업과 기술제휴 및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0월 ‘플랜트기자재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하고 시행 중이다.
기산진 시장개척팀 김진오 팀장은 “플랜트산업은 사업타당성 조산, 금융조달, 사업계획, 설계, 기자재 제작·조달, 설치·시공, 시운전, 유지·보수로 전개되는 유기체적인 산업”이라며 “기자재산업의 경쟁력은 플랜트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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