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국에 구체적인 금리 인상 권고치를 이례적으로 제시하는가 하면 유럽중앙은행(ECB) 차기 총재 지명자인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도 세계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은 인플레와 재정적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OECD는 이날 반기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침체 이후 정책적 부양에 크게 의존해온 세계 경제 회복세가 자생 양상을 더 보이기 시작했다며 치솟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주요국이 조속히 금리를 올려야한다고 주장했다.
OECD는 34개 회원국의 물가상승률이 올해 평균 2.3%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 1.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당초 평균 1.4%로 예상됐지만, 이번에 1.7%로 상향 조정됐다.
OECD는 이같은 전망치를 감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와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잉글랜드(BoE), 유럽중앙은행(ECB) 등에 구체적인 금리인상 권고치를 제시했다. 이는 상품가격과 미국, 일본 및 일부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국가의 재정 악화가 불황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따른 저성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OECD는 연준과 BoE에 대해 조속히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연준의 경우 현재 '제로(0)' 수준인 연방기금 금리를 올해 중순부터 인상하기 시작해 연말까지는 1~1.25% 수준으로, 내년 말에는 2.25%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BoE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1%, 내년말까지는 2.25%로 기준금리를 높이라고 권고했다. 또 지난 4월 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던 ECB에 대해서는 "올해 조치는 충분하다"면서도 "내년에는 2.25%까지 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브라질,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국에는 통화절상 추세 등을 감안해 금리를 더 인상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지진을 겪은 일본에 대해서는 "인플레가 완연히 가시화될 때까지는 금리인상을 자제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도 이날 독일에서 기업인들을 상대로 ECB 차기 총재로 지명된 뒤 처음 한 연설에서 "경기과열은 세계 경제가 직면한 명백한 위험으로, 인플레는 성장세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신흥국으로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밀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시급히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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