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편법 영업으로 계열사 밀어주기 '논란'

(아주경제 이재호 이수경 기자) 기업은행이 계열사인 IBK투자증권과 공동 개발한 복합상품의 실적 확대를 위해 편법 영업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IBK투자증권과 업무제휴를 맺고 판매 중인 'IBK주식투자통장' 가입을 유도하면서 본인 확인 절차를 무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IBK주식투자통장은 은행 계좌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복합상품으로, 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은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제공하며 판매에 박차를 가해 왔다.

그러나 25일 현재 개설 계좌수가 4만2000좌에 불과할 만큼 실적이 저조하자 각 영업점에 할당량을 부과해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기업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지인에게 구두로 가입 의사만 확인한 후 본인 인증 절차도 없이 상품 가입 절차를 진행하는 편법 영업을 펼치고 있다.

직장인 이상기(가명)씨는 “최근 IBK투자증권 콜센터에서 가입한 적이 없는 상품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며 연락이 와서 황당했다”며 “알고보니 기업은행에 다니는 지인이 임의로 가입 절차를 진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금융상품 판매 전에 반드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실명제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은 상품 가입 후 수개월이 지나면 계좌를 해지하고 재가입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형적인 계열사 밀어주기 행태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2010 회계연도 3분기 말(2010년 4~12월) 현재 6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전년 동기에는 62억원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IBK투자증권의 영업력과 수익성이 열악해 기업은행이 나서서 이를 보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복합상품은 경영진의 기대가 커 일선 영업점에서 실적 확대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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