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혁신'으로 일궈낸 1등, 웅진코웨이의 심장부 '유구공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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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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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변하지 않는 종(種)은 살아남을 수 없다”

공장 입구에 걸린 현수막이 자못 비장하다. ‘혁신’하지 않으면 1등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지론으로 무장한 이 공장은 생산 공정 곳곳에서 혁신을 실천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서 승용차로 공주 방향을 30분 달려 유구읍에 닿았다.

하천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하늘색 지붕을 쓰고 앉아 있는 말끔한 건물들이 보인다. 연간 1620만개의 정수기 필터를 생산하는 웅진코웨이의 ‘심장부’ 유구공장이다.



◆ 셀라인 구축으로 생산성 79% 향상

공기청정기 공장라인 한 켠에서 한 중년 여성이 공정 작업 중이었다. 부품 조립부터 검안에 이르는 작업을 혼자 해치우고 있었다. 빠른 손놀림으로 제품을 이리저리 뒤집었다. 보는 사람은 정신없었지만 정작 그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어느새 공기청정기 한 대가 눈앞에 완성됐다.

작업자 한 사람이 제품의 전 공정을 혼자 책임지는 셀라인이다.

공장 관계자는 “숙련공들의 경우 컨베이어 벨트에서 한 가지 공정만 하는 것보다 혼자서 전공정을 처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유구공장은 이러한 셀라인 공정 방식을 2005년부터 단계별로 구축해왔다.

셀방식은 작업자 한사람이 제품의 전 공정을 혼자 책임지는 방식으로 작업자의 책임의식이 없으면 불량률이 되레 높아질 우려가 높다. 때문에 셀공정은 수많은 제조 공장들도 섣불리 도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구공장은 공기청정기 생산에만 활용했던 셀라인을 정수기 생산 라인에 도입했다.

직선 라인의 장점과 셀라인의 장점을 결합시킨 신개념의 카트셀라인 구축해 2009년 생산성 75% 향상시켰다. 지난해에는 업소용 정수기 셀라인을 도입해 79%의 생산성 향상을 기록했다.

◆“상상하라, 그것이 혁신이다”

“공장 출입문 하단부가 손상돼 사고가 우려됩니다”

생산직 직원인 김장수 씨는 공장 내 비치된 플라스틱 박스 안에 ‘자동문 하단 개선’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넣었다. 직접 찍은 자동문 사진도 첨부했다. 김씨는 직접 본인이 자동문을 수리해 그 결과까지 함께 보고했다.

유구공장 곳곳에는 ‘상상 오션’이라고 적힌 상자가 비치돼 있다. 직원들이 일하면서 느낀 불편한 점이나 개선돼야 할 점을 적어 넣는 일종의 애로사항 수리함이다. 다만 개선이 필요한 점을 문제점을 신고 접수한 직원 스스로 해결한다는 점이 일반 수리함과 다르다. 전 임직원이 기업, 경영, 공장 생산 시설 등 회사 전반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자는 취지인 것.

공장 일만으로 바쁜데 개선작업까지 하려면 직원들이 힘들지 않겠냐는 질문에, 공장 관계자는 “직원들의 어려움 점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개선하면 할 수록 되레 근무 환경은 좋아지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상상오션을 시작한 2006년 한 사람당 제출 건수가 월 평균 1.8건에 머물렀다.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30.3건에 이르렀다. 직원 한 사람이 매일 한 건 이상 ‘혁신’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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