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판' 멜라민 사태...'불량음료’파장 확산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대만 일부 음료제품에 인체에 유해한 화학약품이 불법 첨가된 것으로 밝혀져 대만 먹거리 안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만 당국이 관련 음료 회수 조치에 나섰다.

중국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왕(財新網·재신망) 26일 보도에 따르면 대만 식품약품관리국은 최근 시중 음료제품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하기 위한 가소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불법 첨가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대만 위생당국이 발표한 DEHP 첨가 음료 블랙 리스트에는 웨스(悅氏) 스포츠음료 등을 비롯해 타이완 예스, 선키스트 레몬 과즙음료 등 유명제품이 다수 포함돼 대만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위생당국에 따르면 대만 내 혼탁제(Cloudy) 제조업체인 위선(昱伸)향료에서 혼탁제 제조 당시 불법 화학첨가물인 DEHP를 일부 첨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혼탁제는 음료에 부드러운 과즙감을 더하기 위해 본래 사용되는 식품 첨가물이다. 그러나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불법 화학첨가물을 첨가해 혼탁제를 제조한 것.

이처럼 제조된 혼탁제는 현재 대만 뿐만 아니라 중국 대륙, 필리핀, 베트남, 미국 등으로 수출된 것으로 밝혀져 위생 당국은 현재 해당 국가에 관련 사실을 통보한 상태다.

이번 불량음료 파장에 대해 대만 창겅(長庚)병원의 임상약품과 린제량(林杰梁) 주임은 이번 불량음료 사태를 ‘대만판 멜라민 사건’이라고 비유하며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DEHP의 분자구조는 호르몬과 비슷해 ‘환경 호르몬’이라 불린다"며 "이러한 독성 화학물질은 장기간 섭취하면 생식기관에 이상을 가져오고 심지어 기형아 출산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재 대만 위생당국은 DEHP가 첨가된 2만kg 상당의 잼과 주스 분말, 그리고 스포츠 음료, 과즙음료, 차 60만병을 회수 및 판매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