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최근 CMA 현황 자료를 부탁했다가 받은 답변이다. 대규모 인사로 새 담당자가 업무를 파악하는 단계라면서 전임 직원을 찾아서 물으라는 말도 했다. 전임 담당자를 찾기 위해 4차례 정도 전화를 걸었다. 이런 과정에서 전임 담당자는 아니지만 한때 관련 업무를 맡았던 직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CMA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 별도로 통계를 안 낼 것 같다는 것이다. 결국 찾아낸 전임 담당자로부터도 같은 답변을 들어야 했다.
금감원은 증권사별 이해관계를 감안해 업계 전체 CMA 잔고만 공개해 왔다. 회사별 건전성은 당국 차원에서만 관리할 뿐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는다. 2009년 10월 개정·시행된 'CMA 모범규준'을 보면 증권사는 현금성자산을 전월 일평균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 잔고 대비 5%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이는 증권사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증권사가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소액지급결제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이에 비례한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한 것이다.
금융당국 평가와 달리 CMA 잔고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증가율만 둔화됐을 뿐이다. CMA 잔고는 2009년 말 38조원에서 이듬해 말 44조원, 올해 4월 말에는 45조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데 비해 CMA 관련 증권사별 건전성은 아직까지 한 번도 발표되지 않았다. CMA도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는 종금형을 빼면 증권사 건전성 악화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를 봐도 회사별로 발표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만 믿었던 투자자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 금융당국이 증권사 건전성 통계치 발표에 더욱 세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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