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카리스마 넘치는 참매가 귀여운 2세를 부화하고 이 어린 새가 다시 카리스마 넘치는 맹금류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맛보았다. 70kg이 넘는 카메라 장비를 메고 헉헉거리며 산을 타던 고생도 모두 잊었다."
생태사진가로 유명한 문화일보 김연수 기자가 20여년간 포착한 '한국 야생동물'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9층 롯데갤러리에서 6월1일부터 여는 '바람의 눈, 김연수 사진전'에는 풀숲, 늪지, 절벽 등에서 밤낮없이 잠복하며 멸종위기에 처한 맹금류를 촬영한 결과물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김 기자가 야생동물에 집착한건 20년전, 총에 맞은 고니(천연기념물 201호)가 죽어가는 애처로운 모습을 마주하고 그 눈망울에 비친 작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면서부터다.
“인간의 이기적인 횡포에 스스로 속죄하는 길을 찾고 싶었다”는 그는 이후 DMZ의 멧돼지, 백의민족의 상징인 두루미, 낙원 백령도의 물범, 한라산의 노루떼 등 한국의 야생동물을 끈질기게, 그리고 치열하게 기록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맹금류들은 매, 참매, 수리부엉이, 참수리, 물수리 등 국내 맹금류 30여점을 소개한다.
작품중 참매(보라매)는 천연기념물 323호 멸종위기 종으로 충북 남한강변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둥지를 약 4개월 동안 관찰하며 찍은 기록이다.
주말도 반납하고, 밤낮없이 잠복하며 찍은 사진은 공들지이 않은 것이 없다. 천연기념물 325호 수리부엉이 갖고의 모습, 황조롱이, 흰꼬리수리수리의 모습에서 작가의 집념을 엿볼수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에서 맹금류 개체수가 많이 줄었을 뿐 아니라, 현재 대부분 멸종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흰꼬리 수리 사냥. |
작가는 이번 전시와 더불어 책도 출간한다. 전시제목이자 출간하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바람의 눈’은 먹이를 찾아 헤매는 맹금류의 모습을 의미하는 동시에 환경오염으로 더 이상 맹금류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있다. 전시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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